▶ 개혁개방 이후 부 축적 해외파 자녀, 겸손·절제없이 안하무인
▶ 2013년 하이난 요트 환각파티땐 1억원씩 주고 성매매 드러나

중국의 재벌 2세 푸얼다이들의 일상을 다룬 HBIC TV의 리얼다큐‘울트라 리치 아시안걸스’와 알자지라 방송의‘중국의 리치걸스’의 한 장면.
지난 2015년 중국 최고의 갑부이자 세계 10대 부호인 완다그룹 총수 왕젠린의 아들 왕쓰충은 자신의 블로그 웨이보에 올린 글 하나로 13억 중국인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자신의 애견 왕커커에게 우리 돈으로 1,500만원에 달하는 애플워치 골드를 2개나 채운 사진을 게시하며 “너희 중 누구라도 애플 워치 가진 사람 있냐”고 조롱하는 글을 띄웠다. 2,55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왕쓰충은 이후에도 “친구를 사귈 때 돈이 있고 없고는 신경 쓰지 않는다. 어쨌든 나보다 돈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라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재벌 3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지만 도를 넘는 ‘금수저’의 행태가 사회적 물의를 빚는 것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왕쓰충을 비롯해 중국의 재벌 2세 격인 ‘푸얼다이’(富二代)를 둘러싼 논란이다.
푸얼다이는 1978년도 개혁개방으로 부를 축적한 부모 밑에서 독자녀로 태어나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자란 재벌 2세를 부정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중국의 급격한 현대화와 고도 경제성장의 광풍 속에 근면이나 겸손, 절제와 같은 가치는 습득하지 못한 채 부모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를 등에 업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푸얼다이는 중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한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심심치 않게 입에 오르내린다.
2012년 중국 베이징에서 일어난 차 사고는 중국 내 신흥귀족들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슈퍼카로 꼽히는 ‘페라리 458 스파이더’에 발생한 사고로 반라의 운전자가 사망했고 나체 상태였던 여성 2명이 동승했다는 사실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중국 당국의 언론통제에도 불구하고 결국 차 주인의 신원은 당시 중앙통일전선공작부 부장 링지화의 아들 링귀(23)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링귀가 타고 있던 페라리 차량이 링지화가 받은 뇌물로 밝혀지면서 링지화는 당국의 포위망에 걸렸고 현재 링지화는 ‘부패 호랑이’ 중 한 명으로 지목되며 당내에서 숙청당했다.
2013년에는 중국 하이난 해변에 정박한 요트선상에서 벌어진 푸얼다이들의 환각 파티에서 모델들이 60만위안(1억890만원)씩을 받고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대만 금융그룹 위안다진쿵의 등기이사였던 리웨창의 아들 리쭝루이는 2009년부터 3년여간 여성 28명을 성폭행하고 동영상을 찍은 혐의로 2014년 9월 징역 79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추문으로 리웨창은 위안다진쿵 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링귀 사망 등 일련의 사건 후 이른바 고위 관료 2세인 관얼다이(官二代)와 재벌 2세들의 비리 행태가 사회 이슈화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중국 지도부가 마침내 푸얼다이 지도령까지 발표하고 엄격한 관리에 나서면서 최근에는 중국 매체에서 관료·재벌 2세들의 스캔들 뉴스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2015년 시진핑 국가주석은 “자신이 가진 재산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또 부유해진 다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재벌 2세들을 지도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포털 등에는 여전히 재벌 2세의 철없는 행동을 꼬집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며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한 중국 인터넷 포털에는 중국의 갑부가 당국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여러 채의 고급 빌라를 자식 명의로 돌렸지만 아들이 도박과 유흥으로 재산을 탕진하자 남은 부동산을 다시 자신의 명의로 바꾸고 수십만 위안의 세금을 토해냈다는 뉴스가 올라왔다.
중국 텅쉰망에서는 전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미 사법 당국에 체포된 중국 부동산 재벌 2세 딸이 지난해 3,500만달러라는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는 뉴스가 전해지기도 했다.
개념 없는 푸얼다이의 기행은 해외에서도 도마 위에 오른다. 해외 대학가에서는 학업은 등한시한 채 슈퍼카와 명품으로 치장하고 파티만을 일삼는 푸얼다이가 캠퍼스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존재로 종종 지적된다.
특히 이민에 우호적인 캐나다는 중국에서 불어닥친 부패숙청 바람을 피하려는 재벌들이 몰려들면서 푸얼다이들의 안식처로 부상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년 전 밴쿠버 고속도로에서는 푸얼다이들이 람보르기니와 마세라티 등 최고급 승용차로 시속 200㎞가 넘는 초고속 경주를 벌이다가 총 23억원 상당의 차량 13대가 경찰에 압수되는 일이 벌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푸얼다이들이 캐나다 밴쿠버로 거처를 옮기며 부촌을 형성하는 탓에 치솟은 집값을 못 견디고 현지인들이 주변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생겼다”고 전했다.
물론 중국의 재벌 2세들이 모두 부모의 막대한 재산을 흥청망청 쓰며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부모의 사업을 잇지 않고 창업을 택한 재벌 2세, 일명 ‘촹얼다이’가 주목받고 있다. 음식 배달 서비스 기업 메이퇀의 창립자 왕싱, 중국 최대 온라인 금융 업체인 유리왕의 창업주 런융, 헬스케어 전문기업 다이마를 창립한 차이커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리시 타임스는 “푸얼다이의 공통점은 해외에서 교육을 받아 부모가 교육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이들은 블로그와 각종 SNS를 통해 끊임없이 부를 자랑하며 네티즌들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분개하면서도 부러움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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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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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열심히 산업을 일군 창업자와 그의 자식들은 천지차이다.
돈질하는데 중국 사람 미국사람 있나요? 다 마찬가지지 돈이 없으니 못사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