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삶은 점점 복잡해지고, 그 리듬이 빨라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하며, 사랑과 안정감의 공급처인 가정은 점점 허물어지는 듯하다. 높은 이혼율, 계속 상승하는 10대의 자살, 빈번한 총격 사건 등은 이것을 잘 반영한다.
이렇게 사회가 변질된 원인은 많겠지만, 나는 역설적이게도 문명과 기술의 발달, 특히 컴퓨터, IT의 발전과 소셜 미디어의 횡포를 꼽는다. 물론 이러한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가장 큰 부작용은 사람과 사람과의 물리적 접촉의 감소, 기계에 의존으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 인간을 인간답게 훈련하는 가족과의 관계, 또는 친구간의 건전한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등이다.
사회문제의 가장 큰 근본적 원인은 사랑과 인내와 관용이 점점 식어가는 가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타임지의 보고에 의하면 미국의 12세에서 17세 아동 중 최소한 한번은 중증 우울증을 경험한 숫자가 300만이나 된다고 한다. 또한 국립보건소 보고에 의하면 약 630만명의 소녀, 소년들이 심한 걱정으로 인해 불안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심상치 않은 사회적 문제를 볼 때, 워싱턴 지역의 한인들을 위해 가정 상담소가 1974년에 설립되어 44년간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하고 칭찬 받을 일이다. 지난 달 가정상담소의 기금 마련 만찬에서 상담소 활동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올해 약 34만 달러의 주정부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상담소의 필요성과 활발한 활동을 잘 대변해 준다. 상담소는 심리 검사, 부모 교육, 시니어 프로그램, 지역사회 역량 강화 훈련, 청소년 프로그램 및 정신질환 환자 상담, 치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8명의 전문가와 봉사자들이 따뜻한 마음과 희생정신으로 이 단체를 섬기는데, 이 지역의 300여 한인단체 중 이처럼 꼭 필요하고 실제적 도움을 주는, 특별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에게 무료 봉사하는 단체는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상담소의 만찬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서 하나가 있었다. 제프라는 청년과 그의 어머니가 그들의 경험을 울면서 나누었다. 제프는 대학재학 시 우울증으로 몇 년을 집안에만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회사에서 사고를 쳐서 해고당하고 집을 떠나자, 제프의 증세는 더욱 심해져 방 밖에도 못나왔다고 한다. 5년의 긴 세월을 이렇게 고생하던 중 누군가에게서 치료비가 없어도 가정상담소에서는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한다. 다행히도 제프가 그곳에 가기로 동의하고 치료를 받기 시작해서 이제는 파트타임으로 일 할 정도로 회복된 눈물겨운 감사의 간증을 들었다.
치료비 문제로 전문의를 찾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상담소는 물에 빠진 자에게 던져진 생명줄 이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생명은 천하보다도 귀하다고 예수는 말했는데, 아마도 상담소에는 이러한 숨은 비화가 많을 듯 했다. 만찬 참석 후에 나는 스스로 정기 후원할 마음이 생겨 약속을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사장님과 그리고 희생적 봉사를 아끼지 않으시는 모든 분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하며, 더욱 더 사랑받는 귀한 단체로 지속적 발전이 있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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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효 약학 박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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