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땅의 기운과 솟구치는 생명력이 절정의 조화를 이루며 계절의 여왕의 치맛자락을 연록색으로 싱싱하게 물들이는 5월 19일, 타이슨스 코너 인근에 자리잡은 은둔의 메도우락(Meadowlark) 식물공원에서는 ‘한국 평화의 종각’ 완공 6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고 잘되는 일만도 없다는 듯이 이날따라 날씨는 심술을 부리고 있었다. 그런 연유로 이 날의 순서는 부득이 공원관리소 내부행사로 진행되었다. 종각의 4에이커가 넘는 명품잔디밭을 쓰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실내 행사는 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효과도 있었다.
행사 첫머리는 예년과 같이 지역 관변 인사들의 축사 행렬이 이어졌다. 챕 피터슨 버지니아 상원의원, 마크 김 하원의원, 새런 불로바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 이상현 페어팩스 시의원, 다수의 카운티 공원국, 그리고 한국 정부 측에서는 조윤제 대사 축사 대독 영사 등이었다.
자못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순서이나 이 부분이야말로 한국종각공원이 창출한 가장 이상적인 한미 친선의 모델이자 한인 정치력 신장운동의 광장인 것이다. 시간 개념이 철저한 주류 인사들이 의례적일 수 있는 짧은 축사를 위해 주말을 희생하며 저렇듯 열심히 참여해 주시는 데는 주민 투표에 장래를 걸어야 하는 선출직의 특성상 한국종각공원이 한인 투표권에 다가서는 가장 확실한 현장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같이 메도우락 한국종각공원은 한국 역사 문화를 통한 한미 친선 외교의 한계를 넘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가장 절실한 한미 정치력 교류의 장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2014년 나라 안팎을 깜짝 놀라게 한 ‘버지니아 동해병기운동’ 성공의 바탕에는 한인 정치력 1번지인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인 투표권이 결정적 견인력을 발휘했고 이는 결코 돌발 현상이 아니고 한인 정치력 발전 과정의 필연적 전 단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보다 4년 전쯤 애난데일 한인촌의 한인 기념물 설치 논의로 시작된 메도우락 종각공원이 2012년에 완공을 맞으면서 페어팩스 한인정치력은 이미 깃발을 올리며 그 응집력과 존재감을 주류 정치계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던 것이다. 많은 한인들이 이 메도우락 한국종각공원의 성취와 잠재력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분석적 조명으로 도움이 되고자 한다.
위치 - 워싱턴의 관문인 덜레스 공항과 DC의 중간 지점의 가장 번창하는 카운티 전략 도시인 타이슨스 코너에 인접한 교통과 지리 경제적 장점.
연계성 - 5월 22일에 재개관한 DC의 대한제국 공사관 박물관과 연계 관광 벨트를 형성할 가능성.
확장성 - 종각공원 부지는 언덕과 계곡과 3개의 연못이 어우러진 배산임수(背山臨水)형 한국적 분위기에 4에이커가 넘는 전용부지가 딸려 있어 한국 수목원을 조성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점 등이다.
페어팩스 공원 중 마음대로 골라잡으라 해도 이보다 나을 수 없을 만큼 최고의 부지를 점하고 있어 한인 성공사례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행사 후 생각 있는 몇몇 한인 지도자들은 신임 조윤제 대사께서 지극히 분주한 시기가 지나면 전임처럼 이 상징적 한국종각공원을 직접 방문하셔서 둘러보시고 한인 동포들이 정치력으로 이룩한 절반의 완성에 정부 차원의 수목 등 지원 완성을 이룩해 주시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메도우락 한국 평화의 종각공원은 완결이 아닌 절반의 성공으로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의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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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원 전 한국학교협의회 전국 및 워싱턴 이사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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