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의 역사는 아마도 선사 시대 때부터 흘러 왔다고 할 수 있다. 선사 시대의 동굴 벽화를 보면 그 흔적을 알 수 있다. 한국을 예로 들어보자면, 선사시대의 반구대 암각화(울산시 울주군 대곡리에 위치)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그 시대 인간은 원시 시대부터 바닥이든 벽이든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두드리면서 몸을 흔들며 춤추고 즐기는 등 자신들을 표현하면서 심신의 건강을 다져왔다. 당시 사람들이 암각화의 상징을 통해 동식물의 번식, 즉 식량의 개체 수가 증가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암각화에 그려져 있는 내용만으로도 알 수 있는 부분은 고대인이 그림을 바위 위에 그려 넣고 그것을 새기는 표현 과정에서 자신들의 소망을 이루고자하는 간절하면서도 절실한 믿음과 함께 기대심리를 가졌을 거라 본다. 심리학용어 중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자기 충족적 예언-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처럼 먼 과거 원시인들에게 생존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다.
오래된 역사 안에 흘러온 예술치유가 드러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유럽이나 미국 등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병원에 입원한 군인들을 중심으로 음악이나 미술, 레크리에이션 등의 활동을 하면서 환자들의 면역력 향상과 함께 퇴원시기도 전보다 훨씬 빨라지게 되면서 정신의학계에서 서서히 관심을 보인 이후 본격적인 예술치료가 발전하게 되었다.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군인들을 포함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전쟁 고아나 이산가족들의 불안정한 심리를 다스리는데 예술활동이 큰 역할을 하였다. 더욱이 상처받은 복잡한 심리를 언어로서 표현하기 어려운 나이어린 아동일수록 미술로서 언어를 대신하여 시각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보여주어 상담하기 어려운 대상과 소통하기에 매우 적절한 매개체로 활용되어진다. 심리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은 내담자가 속해 있는 환경의 영향 탓에 형성된 실질적인 문제의 원인파악이다. 이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연구하기 위해서 그 사람이 속한 전체 환경의 흐름과 특성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게 기본이다.
동서양은 서로 다른 문화와 사고를 지녔기 때문에 서양에서 건너온 예술치료의 학술적 이론을 토대로 한 치료를 한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실제 치료의 상황에서 걸림돌과 제한점이 생기게 된다. 동양과 서양은 기본적으로 사회구조와 철학사상, 그리고 교육제도의 차이로 서로 다른 사고방식과 지각방식을 가진다. 이러한 동양인과 서양인 간에 생기는 사회 심리적 차이의 괴리가 커서 상호 간에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서양 심리학은 서양 심리학자들이 그들의 환경 속에서 동족의 심리를 연구하고 경험한 것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이질적인 문화 환경의 동양인 그중에서도 독특한 민족성을 타고난 한국인들의 심리를 전적으로 그들의 심리학으로 다루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포괄적으로 대체심리치료로 활용되고 있는 미술치료 또한 서양에서 들여왔기 때문에 고스란히 서양적인 미술치료로서 복잡미묘한 한국인의 내면치유를 이끌어내는데 다소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
yun847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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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윤선의 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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