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싱가포르 미·북한 핵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하려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일부 관점에 대해서 나는 견해를 달리한다. 지금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이 아닌가 한다. 당초에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안보 위기가 찾아왔다고 본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핵을 폐기할 수 있는 조건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남한을 공산화시켜 흡수통일을 이룬다는 전제가 성립될 때에만 김정은은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외에는 억만금을 안겨 준다 해도 그는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하지도 않을 것 같다.
남한의 공산화와 북한에 의한 흡수통일이 성립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킴으로써, 암묵적으로 남한을 포기하고 공산화를 용인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카드로 내밀지 않는 한 트럼프는 김정은으로부터 절대로 아무 것도 얻어낼 수 없다고 본다. 문재인이 김정은과 판문점에서 만나고 나서는, 김정은이 한반도의 전면적인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회담 성과를 발표했는데, 북한의 핵 폐기라는 용어를 문대통령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했다.
한반도의 전면적인 비핵화와 북한의 전면적인 핵 폐기는 전혀 다른 의미다.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의 전면적인 비핵화는 주한미군 철수와 동의어다. 미국은 핵보유국이고, 주한미군이 존재하는 한 한반도의 비핵화가 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므로 북한은 핵 보유의 정당한 권리를 보유한다고 논리를 펼 것이 분명하다. 북한의 핵개발은 결코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미국으로 하여금 남한을 포기토록 하는 대단히 유효한 협상카드로써 핵개발을 한 것이고 지금의 상황은 북한의 의도가 거의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좌익정권은 국내적으로 시민단체를 사주하여 반미 선동을 함으로써, 트럼프의 분노를 유발하고 미국의 인내심을 폭발시킴으로써 미국 스스로 미군철수 카드를 내밀도록 촉발 시킬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문재인이 본격적인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트럼프는 선제적으로 미군 철수 카드를 사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점이다.
트럼프가 대단한 고단수의 협상 전문가로서, 실제로는 미군철수의 의사가 없으면서도 의사가 있는 듯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북한의 협상 전략을 떠 보는 수도 있다. 동시에 미국은 어떻게든 남한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절박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한국 내의 게으르고 파렴치한 소위 보수세력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불어넣으려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냉혹한 현실주의자다. 수만명의 미군 목숨을 희생시켜서 공산화의 위기에서 구해준 은혜를 망각하고, 배은망덕한 반미 책동을 일삼는 대한민국 국민의 안위를 배려해줄 만큼 트럼프는 온정적인 인간성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트럼프는 오는 11월의 의회 중간선거와 2년 뒤의 대통령 재선을 앞두고서 특별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패배가 점쳐지고 있다. 미국의 외교 안보상의 최대 관심사인 북한 핵 문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감은 트럼프로 하여금 무슨 엉뚱한 결정을 내리게 할 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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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 한미자유연맹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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