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의 한국 뉴스를 보니 아시안 게임에 남북한이 한 팀이 되어 출전하기위하여 남북한 정부 관계자들이 만난다는 뉴스이다. 이러한 논의는 이제까지는 ‘남북한 우리는 하나다’라는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녹아 있어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으나, 이제는 다시 한 번 남북한이 한 팀을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 할 때가 된 것 같다.
지금 남북의 종전 선언, 평화 협정의 성격은 유엔의 회원국이자 세계 여러 나라와 수교도 하고 대사관을 설치하고 각각 자기 나라의 여권을 가지고 여행을 하는 대한민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이라는 두 나라가 세계에서 통용되는 나라 사이에 조약을 맺으려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왜 이 두 나라가 한 팀이 되어 아시안 게임에 나가려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마치 같은 앵글로색슨족이고 같은 영어를 쓰고 이웃에 있으니 미국과 캐나다가 한 팀이 되어 올림픽에 나가자는 것과 같다. 우리가 두 나라가 된 것은 외세 때문에 갈라진 것이니 하면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은 세계의 흐름을 모르는 흘러간 물레방아 같은 소리일 뿐이다.
사실 이 단일팀이란 발상은 오래 동안 남북한 둘 다 정권을 거머쥔 사람들이 실현성도 없지만 정권유지 차원에서 앵무새처럼 떠들었던 통일이란 단어가 원죄이다. 물론 그저 그렇게 어린 시절 교육을 받은 많은 사람들도 문제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동안 남한이 통일이란 단어를 쓰면 그것은 흡수통일이고 체제 번복을 노리는 도발이라고 북한이 발끈했고, 북한이 통일이란 단어를 쓰면 북한이 적화통일을 노린다고 항변 했지만 남북의 집권자들은 통일이란 다 내부 단속용이지 자기들도 실현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쪽이던지 통일이란 말을 꺼내면 긴장이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긴장이 고조되었던 것이 지난 70여년의 역사였다.
이제 국제관계 속에서 흐름을 살펴보니 국력과 인구 숫자로 따져보자면 남한은 독일 정도로 친미적이고, 북한은 오스트리아 정도로 친중국으로 생각 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남북 두 나라가 서로 전쟁 없이 공존한다는 생각에 찬성을 넘어 만족한다. 독립 국가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처럼 서로 싸움 하지 말고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 살면 된다. 그저 문화적, 경제적, 그리고 평화 속에서 서로 자유롭게 왕래 할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제 애국적(?)인 분들이 나를 욕할지 모르지만 남북한 두 나라 모두 헌법도 고쳐야 한다.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 영토는 남한의 공권력이 미치는 한반도 남쪽과 부속 도서로 하고,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도 그들의 공권력이 미치는 한반도 북쪽과 부속 도서를 영토로 바꾸고 핵보유국이란 단어도 빼야 한다. 그리고 물론 지금 평통(평화통일자문위원회)도 ‘남북한 상호 교류번영 자문 위원회’ 정도로 이름을 바꾸어 통일이란 서로 공격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
말에 꼬리를 단다. 혹시 나에게 화를 낼지 모르는 우국 보수(?) 분들에게 다소 위로의 말을 한다면, 완전히 독립된 두 나라라고 하더라도 세월이 흐르면 문화, 예술, 교통/교류의 주도는 남한이 하게 될 것이고, 아마도 북한이 감추었을지도 모르는 원자폭탄이 북한 정부로서 계속 감추느라고 짐만 되고 녹이 슬어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유럽의 유로화처럼 남북이 함께 쓰는 화폐도 생길 것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공연히 평화 협정 반대한다고, 공산화 된다고 하면서 태극기 들고 데모하려고 백악관이나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나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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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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