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명히 아픈데 검사에선 아무런 이상이 없대요
‘분명히 예전보다 여기 저기 아프고 불편한데도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에서는 그냥 신경성이래요.’,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런 경우 한의학적으로는 신장에 문제가 있다는데 병원에서는 신장에 아무 문제 없대요. 그럼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임상을 하다보면 이처럼, 본인은 분명히 자각할 수 있는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늘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는다며 혼란스러워 하는 환자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이 혹시 지금 내가 일반적인 병원검사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좀 더 은밀하고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 와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도대체 왜 나는…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분명하게 계속 아픈걸까? 라는 고민에…
이상이 있는 곳만 들여다 보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못 찾는다
우선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몸의 생긴 이상의 원인이 꼭 문제의 증상이 나타나는 그 곳에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간과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는 부분을 세밀하게 자세하고 들여다보는 일반적인 현대의학의 검사법으로는, 지금 증상이 나타나는 곳과는 다른 곳에 자리 잡은 병의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현대의학은 보통 비염이 생기면 코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천식이 생기면 폐의 사진을 찍어 살펴보며, 피부에 아토피나 여드름이 생기면 피부조직을 자세히 검사하여 그 원인을 찾으려 한다. 다행히, 이러한 방법으로 병의 원인을 찾게 되면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만, 만약 지금 증상이 나타나는 곳에서 특별한 이상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엔 그냥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라고 하며 검사와 치료를 중단하거나 그냥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치료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상이 없는 곳도 들여다 봐야 문제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서로 비슷한 역할을 하는 다른 조직들을 하나로 묶어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접근법을 취하는데, 이는 같은 역할을 하는 조직은 생리학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한의학의 독특한 장부론에 의거하기 때문이다. 서로 같은 기능과 역할로 연결된 조직은 그 자체를 하나의 장부로 보기에 피부에 이상이 생긴 환자의 호흡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비염으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기침을 자주 하는지를 묻는 식이다. 즉 코에서 나타나는 비염 증상이나 피부에 나타나는 병변의 원인을 폐에서 찾는 것이다. 이는 마치 숙련된 정비공이 머플러에서 나오는 매연의 원인을 찾기 위해 머플러가 아닌 엔진을 들여다 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렇듯 많은 경우, 우리 몸에 생긴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이상이 전혀 없어 보이는 곳을 들여다 봐야만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찾아지지 않는다면 없는 것이 아니라 크지 않은 것이다
또 한의학에서는 보통 병의 원인이 되는 부분과 증상이 나타나는 부분이 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서로 일치하지 않다가도, 점점 병이 진행되면서(퍼지면서) 서로 겹치기 시작한다고 본다. 그러니 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오히려 증상이 나타나는 부분을 중심으로 세밀한 검사를 진행하는 현대의학식 진단법이 ‘아무 문제도 없다’는 오진을 더 자주 낸다. 즉, 병원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데, 본인만 자각할 수 있는 이상증상이 있다면, ‘병이 아직은 깊어지거나 심각해 지지는 않았구나’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더 맞다. 찾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병이 없다는 증거가 아니라, 병이 크지 않다는 증거일 뿐이다.
문의 (703)942-8858
<
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