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 전쟁이 없던 기간은 불과 60년이라고 들었다. 이와 같이 인류 역사는 끊임없는 전쟁의 역사이며, 그 전쟁의 근본 원인은 인간의 죄성이다. 우리는 죄를 지어서 죄인이 되는것이 아니라 죄성을 가지고 태어나서 죄를 짓는다. 요사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인간은 대체로 이해와 관용과 긍휼의 속성보다는, 슬프게도 쉽게 이기적이고 잔인해지는 존재라는 사실을 더욱 확인하게 되었다. 주위의 사람들이 곤경에 빠지고 가장 도움이 필요할때, 인간들은 자기의 손익에 따라 놀라울 정도로 잔인해 질 수 있는 존재임을 새삼 깨닫는다. 이러한 현상은 소위 하나님의 전 이라는 교회에서도 많이 경험했다.
본인은 한 개인의 능력, 지위, 학문보다는, 심지어 신앙의 연륜같이 밖으로 표출되는것 보다는 늘 인격이 앞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트럼프의 정치 수완, 협상 기술에 관계없이 그의 반 미국 전통적, 반 윤리적, 반 기독교적 작태는 본인을 엄청 화나게 한다.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 가족들의 자녀와 부모를 강제로 따로 떼어 놓아 수용하라는 그의 명령은 참으로 있을 수 없는 반 윤리적 행위이다. 그 어린 자녀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아마도 그들의 가슴에 일생동안 지워질 수 없는 상처를 심어줄 것이다.
최근에 읽은 랭던 길키의 “산둥 수용소”는 저자의 인간의 본질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을 통해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좀 더 잘 깨닫게 한다. 2차 대전때 중국에 있던 외국인들을 산둥에 있는 수용소에 수용하고, 일본인들이 관리와 경비를 담당한 수용소 생활을 통해 저자가 그 안의 사람들을 관찰하며 깨달은 것을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의 교훈중의 하나는 인간은 위기에 처했을때 이기적이고 잔인하기까지 한 그 본질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주장하는 도덕성, 윤리, 사회 정의는 힘이 없는 자가 주장할때는 별 효력과 의미가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은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을때 대단히 창조적이고 천재적이며 용감했다. 동시에 인간은 압박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 어느때보다 자신과 자신의 소유를 사랑하게 된다”고 주장한다(428쪽).
한 예를 들어보자. 수용소의 모든 사람들이 배고픔으로 고통을 당할때 미국 적십자에서 미국 사람들을 위해 한명에 7박스에 해당되는 음식과 생필품을 보내왔다. 미국인이 아닌 타국의 수용소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어도 한명에 1.5박스는 돌아가는데, 미국인들은 미국 적십자에서 보냈으니 미국 사람들만 가지는 것이 정의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는 소위 성직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며 저자는 많이 배우고, 능력있고, 소위 신앙을 가졌다는 사람들조차 더욱 교묘한 논리를 들어 정의롭지 않은 일을 더욱 교활하게 합리화 하는것을 목격했다.
저자는 오랫동안 세상과 신앙의 사이에서 고민해 왔으며, 수용소의 생활을 경험하며 성직자들과 복음의 역할은 무의미해 보여 거의 신앙을 포기하려 했다. 그러나 결국 저자는 이 철저한 인간 실존의 절망적 모습때문에 결국은 하나님이 모든것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 책의 서평을 쓴 강선 목사가 지적했듯이 “인간은 하나님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삶은 하나님의 능력과 그분의 영원한 목적 안에서만 궁극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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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효 약물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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