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부모님들이 가끔씩 이런 질문을 한다. “너 엄마가 좋으니? 아빠가 좋으니?”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처하기 그지없다. 어른이 된 지금 우리는 가끔씩 남편과 아내가 이런 질문을 서로 주고받을 때가 있다. “당신 내가 좋아? 아들이 좋아?”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나 질문을 받는 사람이나 정답 없는 질문을 하고 정답 없는 대답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어려운 프랑스 말로 “Force Majefure” 라고 하고 구태여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결단해야 하는 불가항력적 선택”이라고 해야 한다. 어떻게 딱 한국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단어이다. 풍랑을 만난 배가 침몰하는 것을 피해야 하려면 배에 선적한 값비싼 물건들을 바다에 던져야 할 때 어떻게 해야하는가? 만일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중에 눈사태가 났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Force Majeure’라는 영화를 보면 이런 불가항력적 상황을 만났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 영화에서 한 가족이 알프스로 가족 여행을 하는데 눈사태를 만나게 된다. 이 때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지 않고 혼자 도망가게 된다.
아내는 남편의 실망스런 행동에 대해서 사랑을 의심하게 되고, 아이들도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잃게 된다. 이런 일이 있은 후에 케이블카를 타고 가족이 다 함께 알프스 산을 올라가고 있는데 케이블카가 고장 나서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 때 아내는 너무나 무서워 혼자 먼저 나가겠다고 한다. 아내는 위험한 상황에서 남편도 보이지 않고 아이들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남편의 행동에 대해서 실망했던 아내가 이제는 남편이 행동했던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보편성이 있고, 특수성이 있다. 위험한 일을 만나면 잘 대처할 수 있기도 하고, 벌벌 떨기도 한다. 물에 빠지게 되면 남을 살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도 있고, 혼자서 살겠다고 발버둥 칠 수도 있다. 혼자 살겠다고 하면서 나무를 붙잡는 경우도 있고, 그냥 물에서 허우적거릴 수 도 있다.
우리는 남이 실수했을 때 신랄하게 비판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하기도 했지만 못할 때도 있었다. 멕시코와의 경기를 할 때 장현수 선수가 수비를 하다가 손을 들어서 공이 손에 맞아 페널티킥을 주게 됨으로 인해서 지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후 SNS에서는 그 실수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비난의 소리를 했는지 모른다. 누가 일부러 손을 들어서 페널티킥을 만들고 싶었겠는가? 그 상황은 불가항력적 상황이었을 것이다. 잘해보려고 했는데 그렇게 된 것이다. 만일 우리가 그 상황에 있었더라면 그 보다 더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내지 못할지 모른다.
성경은 말씀한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잠언27:1)
누가 실수하거나 실패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가 잘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가 행복한 가정생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가 자동차 사고를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구든지 피치 못할 불가항력적인 상황, 포스 마쥬어를 만날 수 있다. 이럴 때 마다 우리는 이해와 용서 그리고 관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