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 많은 식물들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향기를 뿜어낸다.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밖에서의 야외 활동이 늘어난다. 뉴욕주에 사는 둘째 딸을 잠시 방문한 뒤 감기인지 알레르기인지 머리가 아프고 재채기가 심했다.
버지니아 집에 돌아온 뒤 골프장에서 증상이 심해져 약을 복용하고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내 목 주위로 기어오르는 사슴진드기 (deer tick )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겪어야 하는 위험한 사건에 노출되면 모두가 당황한다. 그것이 큰 사건이건 사소한 일이던 즉시 처리할 지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인 정신과의사는 뉴욕 올바니 호수옆 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 날 감기몸살을 앓은 뒤 라임병(Lyme disease) 진단을 받고 일년 동안 병을 앓다가 사망 했다. 나는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 그 질환을 가진 환자를 많이 보았다. 진단 초기에는 항생제 복용으로 쉽게 치료되는, 사슴진드기가 인간에게 전염 시키는 질환이다.
뉴욕주엔 사슴이 많이 살고 있어 진드기에 대한 위험을 의학잡지나 모든 매스컴에서 경고를 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병에 걸린 줄도 모르고 있다가 치료가 늦어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본 나로서는 사슴진드기에 대한 공포감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골프장 주위의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사슴을 바라보면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들의 몸에 기생하고 있는 진드기에 인간이 물리면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모른다.
작년 가을에는 옷에 달라붙은 진드기를 발견하고 바로 떼어냈지만 다행히도 몸에 물리지는 않았다. 최근에 두통이 심하고 콧물이 나는 것은 알레르기 증상이라 생각되지만 어쩐지 불안하였다. 우려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치료를 위한 혈액검사와 예방으로 하루 동안 복용할 항생제 처방을 요구 했더니 여의사는 웃는다. 그녀는 내가 의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사소한 일에 매달려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살아가야 하는 일들이 수없이 많다. 특히 우리가 늙어 가면서 겪어 가야 하는 모든 질병에 대하여 “병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병에 걸리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위나라 문 왕이 전설적인 명의 편작에게 물었다. “그대 형제들은 의술에 정통하다 들었는데 누구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가?” “큰 형님이 가장 뛰어나고, 그 다음에 둘째 형님이며, 제가 가장 부족합니다.” 문 왕은 의아해 하며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편작 자네의 명성이 가장 높은가?”. 편작이 대답하기를 “맏형은 환자가 고통을 미리 알고 치료하고, 둘째 형은 병의 초기에 치료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이에 비하여 저는 병이 위중한 다음에 침술을 쓰며, 약을 쓰고, 큰 수술을 하는 것을 다들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심각한 병을 고치다 보니 저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잘못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모든 인간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며 살고 싶고 늙어 가면서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한다. 평생 동안 일의 노예가 되어 살다가 젊은 나이로 떠나간 정신과의사인 친구를 잃고 난 뒤 많은 것을 생각했다. 그는 환자를 위한 훌륭한 의사였지만 정작 본인 자신에 대해서는 소홀한 의사로 생각되었다.
혈액검사 결과는 5일 뒤에 나왔다. 결과를 알고서 아내가 나한테 하는 말 “당신은 정신과에 가서 상담해야 되겠소”. “병의 원인을 찾아 치료 하는 것보다, 병에 걸리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모두가 명심해 두어야 할 말이다. 사슴 진드기로 인한 질병뿐만 아니라 모든 질환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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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길 중앙시니어센터 문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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