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공부를 하게 되면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훈련을 하기 위해 유명한 심리학자들의 이론들을 배우게 된다.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공부하다 보면 많은 부분이 내 삶에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 정말 이 이론은 나한테 딱 맞아’ 하지만 또 다른 이론을 들여다보면 이것 또한 맞는 것 같아 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한 이론이 정말로 본인과 상당 부분 맞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한 이론을 깊이 연구해서 그 부분의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의 것에 너무 몰두하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분명한 한계를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이론들을 살펴보고 자신의 관점의 한계와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요즘은 인터넷에만 들어가도 좋은 강의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주변의 좋은 강의나 세미나들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배우고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상담하다 보면 이런 경험을 많이 한 분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이것은 이래서 이렇고, 저것은 저래서 저렇다’라며 그들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이고 이러한 문제가 어디서부터 시작 되었는지 상담사가 묻기도 전에 설명한다. 그렇게 잘 아는 것 같은데 무엇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오셨냐고 물으면 그 문제나 원인을 알아도 해결이 잘 안된다고 말하곤 한다. 왜 그럴까?
이런 분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이 항상 옳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항상 틀리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사람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 그래서 이렇게 해야 한다.’ ‘난 이런 사람이다. 그래서 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말들은 스스로를 단정시키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오해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남을 보는 관점도 왜곡되기 쉽다. 결국 자신을 그러한 틀에 가두게 되면 스스로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주변의 소중한 사람도 힘들게 만든다.
자신이 가진 틀을 풀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포용력이 필요하다. 내가 틀에 박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간단히 알 수 있는 방법은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나의 모습을 보면 된다. 어느 정도는 수용할 수 있는지 가늠해보면서 혹 이유없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힘들다거나 자신의 생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방어하는데 에너지를 쏟고 있지 않는지 살펴보면 어느 정도 답은 나온다.
자기가 포용력이 없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변에 가족들이나 지인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돕고 싶다면, 먼저 지금 내가 충분히 포용적인 사람인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도 포용력이 없으면 상대방이 자신을 오해하기 쉽고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의 문제를 더 악화시키거나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부추길 수도 있다.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 나도 선호하는 이론이 있고 사람을 이해하는 나만의 관점이 있다. 하지만 그 틀에 너무 집착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공부하고, 나 자신을 살피고 반성하며, 좋은 세미나에 참석하고, 함께 일하는 소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나의 지경을 점점 넓히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것은 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다. 그래야 오늘을 힘들어하는 사람이 나에게 와 자신을 살피고 돌아보며 자신의 마음의 크기를 넓히는 것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을 제시하고 조언을 해주는 것보다 본인이 포용력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많은 인생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으며 남도 잘 도울 수 있다.
(좋은마음연구소, www.wmi4u.org, 703-277-9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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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탁현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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