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너의 결혼식’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조막만 한 얼굴에 상큼한 반달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박보영(28). 그 앞에는 '케미 퀸' '로맨스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어떤 배우와도 자연스러운 호흡을 자랑하며 판타지를 현실 로맨스로 승화하는 덕분이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너의 결혼식'(이석근 감독)에서도 박보영은 그만의 장기를 발휘한다. 두 남녀의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그는 예쁘고 똑똑하지만 까칠한 성격의 환승희 역을 맡았다. 고3 때 처음 만난 순간부터 자기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우연(김영광)과 10여 년에 걸쳐 엇갈린 사랑을 한다.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박보영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승희가'나쁘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나쁜 애를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했죠. 그래도 감독님과 이야기 끝에 승희의 나쁜 면을 잘 표현하면 새로운 매력이 있는 아이가 될 거로 생각했어요. 승희는 솔직하고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아는 주관이 뚜렷한 친구 같아요."
영화는 첫사랑 곁을 맴도는 남자 우연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그러다 보니 승희 캐릭터는 때로는 차갑고, 속내를 잘 알 수 없는 인물로 묘사된다.
박보영 역시 연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이 느끼는 승희의 감정과 달라 촬영을 중단하고 감독님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우연이 승희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 뒤 찾아와 사과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는 그 장면에서 우연의 몰랐던 진심을 알게 돼 울고 싶었어요. 그런데도 감독님은 '절대 울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현장에 있던 모든 남자 스태프도 '여자들은 헤어질 때 매몰차다'며 울어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로 말하고요."
박보영은 "남자와 여자 시각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여자 시선으로 바라보는 멜로영화가 나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솔직히 '내 머릿속의 지우개' 같은 멜로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런 연기는 안 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어요. 얼굴의 온갖 근육을 쓰며 서러워 우는 것은 잘하는데, 아련한 표정으로 '또로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안되더라고요. 그런 연기는 손예진 선배님 등 잘하는 언니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죠. "
박보영은 고등학생 연기도 직접 했다. 20대 후반이지만, 동안에다 작은 체구 덕분에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그는 "교복을 입으면서 어떻게 하면 더 어려 보일까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제가 봐도 (고등학생 연기는) 무리인 것 같다"며 머쓱해 했다.
그에게도 영화처럼 첫사랑의 추억이 있을까. 그는 "좋아했던 친구는 있었지만, 가슴 찡한 경험이나 눈물을 쏙 빼며 절절하게 헤어진 경험은 못 해봤다"고 했다.
또 "연애할 때는 제 모든 것을 다 퍼주고, 맞춰주는 스타일"이라며 "앞으로는 못된 여자 스타일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박보영은 '포켓 걸'(포켓에 넣어 다니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는 뜻) 이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뭔가 감싸주고 싶은 그런 이미지가 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제가 깨고 싶은 이미지로만 바라봐주시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되지 않을까 걱정도 돼요. 그래서 입버릇처럼 '(누군가를) 죽이는 역할도 하고 싶다'라고 말하죠. 그런데 그런 역할을 안 주시네요. 호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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