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로 허덕이는 북한 어린이 30만명에게 영양식을 보내기 위해 음식을 포장하는 ‘라이즈 어게인스트 헝거(Rise Against Hunger)’ 행사에 워싱턴지역 한인과 미국인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았다.

8일 버지니아 센터빌 소재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류응렬 목사)에서 진행된 이 행사에는 한인과 미국인 등 총 1,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석했다.
한인과 미국인 비율은 2대 1로 800여명의 한인과 400여명의 미국인 또는 타민족들이 참가했다.

남편과 딸 둘과 함께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이주희 씨는 “북한의 굶는 아이들을 위해 영양식을 포장한다는 취지가 너무 좋아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임재희(버지니아 브리스톤 거주, 20대) 씨는 “친구들과 함께 이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면서 “남북통일이 언제 될지는 모르겠지만 통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이즈 어게인스트 헝거 기관을 통해 이 행사에 대해 듣고 걸 스카운트들과 함께 동참했다는 걸스카우트 리더인 메리 루번스(샌틸리 거주) 씨는 “수백명이 이렇게 함께 모여 북한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원더풀(Wonderful)하다”면서 “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북핵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재린(6학년, 페어팩스 스테이션 거주) 군은 “엄마, 아빠, 그리고 형과 함께 북한 어린이 돕기 행사에 참석했다”면서 “북한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함께 이렇게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3개조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쌀과 비타민, 야채 등을 포함한 네가지 성분을 봉지에 넣어 포장했다. 한 봉지는 6인분으로 참가자들은 이번에 5만개의 영양식 봉지를 만들었다. 1개의 영양식 봉지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재료비용은 2달러로 총 10만달러가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와싱톤중앙장로교회내 커뮤니티사역원의 변성림 총무는 “오전 8시에 450여명, 오전 11시에 400여명, 오후 2시에 350여명 등 총 1,200여명이 이번 행사에 동참했다”면서 “비영리 기관인 라이즈 어게인스트 헝거가 1년에 3번 정도 30만명에게 영양식을 보내는 행사를 하는 데 한인단체가 주도적으로 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라이즈 어게인스트 헝거의 알렉스 하트 매니저는 “와싱톤 중앙장로교회는 예전에 두차례 우리 기관과 파트너가 돼 영양식 보내기 행사를 했지만 30만명을 위한 영양식 보내기에 동참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번에 포장된 영양식은 수개월내로 북한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2014년과 2015년에 ‘라이즈 어게인스트 헝거’의 전신인 ‘스탑 헝거 나우(Stop Hunger Now)’를 통해 파나마와 아프리카에 영양식을 보낸바 있다. 라이즈 어게인스트는 1998년 베트남 참전용사에 의해 시작된 단체로 베네수엘라를 포함해 전 세계의 빈곤 국가에 식량을 보내고 있으며 워싱턴 지역에서 한인들이 라이즈 어게인스트를 통해 북한에 식량을 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보내는 영양식은 북한 내에서 활동하는 그리스도인의 벗들(Christian Friends of Korea)이라는 기관에 보내져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그리스도인의 벗들’이라는 기관은 ‘라이즈 어게인스트 헝거‘의 파트너 기관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 본부가 있으며 민간 차원에서 미 정부의 허락을 받고 지난 20여년간 대북사업을 했고 현재 북한 내에 3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