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가 얼마 전 새 대학 랭킹을 발표했다. 미국에는 여러 기관들이 대학 순위를 매겨 발표하지만, US뉴스의 대학랭킹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이어서 해마다 고등학생 및 학부모는 물론, 대학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랭킹은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명문대의 경우 고작 한 두 단계 정도 자리바꿈에 그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나오자 이를 비판하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무엇보다 순위를 나눌 수 있는 객관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랭킹 발표가 오히려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이 같은 랭킹 발표가 한 번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의 정보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본다. 물론 최상위권 대학들을 보면 나름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에는 별 이견이 없다. 오랜 역사를 통해 그만한 위치를 차지해 왔고, 실제 그 대학들은 여러 면에서 매우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코 이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지원자는 자신의 능력과 적성, 장래 희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학을 진학하고 입학한다. 그리고 4년 뒤 커리어에 대해서도 고심을 해야 하는데, 단순히 1위냐 10위냐를 놓고 자신의 인생에 잣대를 들이대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같은 랭킹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나아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가 항상 강조하는 학생과 대학과의 조화에서도 혼돈을 불러올 수 있다. 왜냐하면 랭킹만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아무리 명문사립이라고 해도 여러 이유로 학생과 잘 어울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순위라는 울타리에 가두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우리 주변은 물론, 내가 지도하는 학생과 학보모들 조차 대학진학을 준비하면서 지원대학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들이대는 것이 바로 이 자료이다. 이럴 때마다 나는 미국 대학의 성격과 특성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야 하고, 정말 학생에게 잘 어울리는 대학을 추천할 때는 그 이유를 일일이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니 사실 쉽지 않은 일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한 예로 나는 우수한 성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리버럴 아츠 칼리지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대학 중 하나가 리드(Reed) 칼리지이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 남쪽에 자리 잡은 이 사립대학은 A+ 대학으로 학비보조도 아주 좋은 대학이다. 게다가 이 대학은 매우 지적인 수업환경을 자랑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은 대학이고, 특히 박사과정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좋다. 하지만 이 대학은 US뉴스 랭킹에 참여하지 않아 특히 한인들에는 잘 알려지진 않았다. 그리고 리드 칼리지 같은 좋은 대학들이 꽤 있다.
4년을 자신이 원하는 공부에 집중하고 대학생활을 즐기는 것은 랭킹과 무관하다.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랭킹이란 간판에 얽매이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랭킹의 유혹보다 올바른 선택이 훨씬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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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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