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대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한국과 한국문화, 그리고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며, 그들이 겪은 좌절과 고민, 희망은 무엇일까. 본보는 1세대들도 아리송한 한인 2세들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 내 한인들의 정치사회적 권익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2세들을 인터뷰했다.

오수경 지부장 ●필라델피아에서 출생 ●워싱턴 DC 거주 ●펜실베니아대 정치학 학사 ●시라큐스대 행정학 석사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워싱턴지부장
“1세들 제발 훈시 좀 그만… 대화를 원해요”
“우리 2세들이 원하는 것은 1세들과 대화입니다. 그런데 1세들은 2세와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훈시(Talk to)만 하는 것 같아요.”
한인 이민권익옹호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의 오수경 워싱턴지부장은 1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먼저 1세들과 대화를 꼽았다.
“지난 3월 한인회 주최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바 있는데 모든 것이 한국어로만 진행되고 모든 것이 1세 중심으로 진행됐어요. 2세들을 한인사회 활동에 포함시키고 싶다면 영어 안내서도 만드는 등의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오 지부장은 더 나아가 한인사회에서 1세와 2세의 관계를 아버지와 자식과의 관계에 비유했다. 1세들은 2세들을 대화의 상대로 보지 않고 마냥 가르치고 훈시하는 상대로만 보고 있다는 것. 이런 관계에서는 2세들이 1세들과 함께 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 지부장은 1세와 2세 사이에는 언어라는 장벽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상호 존중과 같은 문화장벽도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1세들이 받은 주입식 교육 대신에 교사와 대화하면서 뭔가를 배우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1세들이 그런 우리의 사정을 좀 더 이해하고 행사를 할 때도 2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해서 좀 더 많은 2세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 지부장은 2세들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한국어, 한국역사, 한국문화에 대해 배우길 원하며 단지 주입식 보다는 좀 더 실용적으로 배우길 원함도 강조했다.
“1세들은 6.25전쟁을 2세들에게 단지 어떤 일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알리려고 하는데 우리가 배우고 싶은 것은 현재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무엇이 문제였던지 등에 대해 배우길 원하고 있는 거죠. 가령 한국역사를 2세들에게 가르칠 때 미국역사와 비교해서 가르친다면 그것도 좋은 교육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한 예로 미국에서는 1960년대에 인종차별에 반발해 민권운동이 있었고 한국에서는 1980년대에 군사정권하에서 민주화 운동이 있었는데 이 두 사건은 많은 점에서 닮아 있어 좋은 비교가 되고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오 지부장이 갖는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은 무엇일까?
“한인들이 각 분야에서 잘 됐을 때 한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 보다도 우리 어머니께서 저와 여동생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해서 교육을 시켜줬다는 것에 한인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많은 한인 2세들은 1세들이 근면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것에 고마움과 함께 한인으로서의 긍지도 갖고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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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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