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석 목사
저명한 의사인 그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아프리카를 떠나 파리까지 간 후에 다시 기차를 타고 덴마크로 가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들은 기자들은 취재를 하기 위해 그가 타고 있던 기차로 몰려들었다. 세계적인 유명인사이기에 당연히 특실에 탔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특실 칸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그는 그곳에 보이지 않았다. 혹시 특실 좌석이 매진되어 못 탔나 싶어 1등석과 2등석도 찾아보았으나 역시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기자들은 쓰레기와 오물이 악취를 풍기는 3등석 객차에서 한 소녀를 진찰하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이때 한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선생님, 왜 고생스럽게 지저분하고 불편한 객차를 이용하는 것입니까?” 그러자 그는 인자한 목소리로 기자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는 편안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특실에는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이것은 희망을 잃어버리고 비참하게 살아가던 아프리카인들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봉사했던 슈바이처 박사에 대한 일화이다.
사람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능력을 쌓으며 살아가는데 그 이유를 보면 대부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의 필요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서 살아가는 슈바이처와 같은 사람들도 발견할 수 있다. 당장 손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웃의 유익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이다. 갈수록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지만 이러한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서 살맛나는 세상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시간 잠시 주변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봉사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복잡한 등하교 길에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해주는 사람부터 정기적으로 양로원을 방문하여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손발이 되어주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웃을 위해서 노력과 희생을 감당할 때 우리 사회가 그만큼 따뜻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누군가를 위해서 나에게 있는 것을 조금이나마 내주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이 될 것이다. 자신에게 찾아올 이익을 초월해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일이다.
슈바이처 박사처럼 나의 필요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갈 때 보람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진정한 이웃사랑이란 이처럼 자신의 필요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누군가가 나의 이웃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기 이전에 내가 바로 그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해관계를 떠나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머무를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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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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