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러다이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기후변화로 수천억 달러가 날아갈 수 있다는 미 연방기관 보고서의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에 공개된 것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파장을 축소하려고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부정적 보고서 내용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5일 뉴욕타임스(NYT)에 의하면 미 정부는 블랙프라이데이였던 지난 23일 기후변화로 인한 파괴력이 크다는 내용을 담은 국가기후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 보고서를 발표했다.
4년마다 나오는 이번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정부 때부터 진행됐으며, 1656쪽 분량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3개 연방기관과 연관된 3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했으며, 지구온난화가 미국의 경제, 공공 보건, 해안, 기반시설 등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기술했다.
역사학자들은 정부 측이 해당 보고서의 내용을 은폐·축소시키지 않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의 파급력에 대해 '거짓(hoax)'이라고 해온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은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발표하기로 한 결정 자체는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의회도 볼 수 있는 만큼 내용을 축소 발표했다가는 나중에 문제가 됐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정부 내 일각에서는 보고서의 내용을 축소한 요약본을 발표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정치적, 법적 위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대신 추수감사절 직후 대형 이벤트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발표함으로써 여론의 관심을 최소화하자는 결론을 내렸으며, 실제 보고서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발표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해당 보고서의 내용에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보고서의 원내용 공개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과학자들 상당수는 연구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정부가 보고서 내용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기후변화 우려와 상반된 정책을 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불만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기후변화가 도로, 다리 등 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력을 작성한 폴 슈나우스키 콜로라도대 교수는 "정말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보고서에는 기후변화가 해수면 상승과 함께 파괴력이 더 큰 폭풍, 홍수, 폭염 등을 불러올 것이며 이로 인해 많은 기반시설이 붕괴돼 최대 210억 달러(약 23조7636억원)의 피해를 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슈나우스키는 "정치인들과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이 계속 진행 중이지만 이 논쟁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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