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서너 시간 자는 생활이 몇 주간 계속됐다. 어김없이 기말고사라는 강적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는 내 욕심이 과해서 유난히 힘들었다. 직장 잡는데 도움이 될까하여 평소 엄두도 내지 못했던 여러 일을 병행하면서 하루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때로는 “나도 쉼이 필요해. 나에게 좀 관대해져”라며 자신과 타협하고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 학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조금 더 발전된 ‘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고생 끝에 오는 엄청난 성취감, 힘든 일을 해냈다는 뿌듯함 때문이었다.
지난 33개월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친구, 노는 것, 꾸미는 것 등 많은 것을 포기하고 오롯이 대학 졸업이라는 한 길만 보고 달려왔다. 나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됐다. 부모님을 비롯해 나를 아끼는 주위 분들은 내가 학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염려한 대로 몸과 마음이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삶을 살아왔다. 우울하기도 했고,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고, 상실감에 빠지기도 했고, 뭐 하나 제대로 잘하지도 못하는 나라는 사람이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힘들다고 불평하는 시간이 많았고, 졸업 후 앞날에 대해 걱정도 많았지만 지금은 미래에 대한 설렘이 훨씬 크다. 젊은 패기인지 아니면 무식함이 부르는 용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나의 꿈을 놓지 않았다. 그때 내가 쉬운 길을 택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막막하고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이 수천번 들어도 마음만 단단히 먹고 목표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메이 최 / 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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