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쁘다. 케이스가 많아서 바쁜 게 아니라 그냥 일이 많다. 한 번에 마칠 수 있는데 두번 세번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일이 많아졌다. 바이어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매물이 많이 딸리면서 바이어들 사이에 경쟁이 붙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긴다. 처음부터 좋은 오퍼를 만들어서 넣으면 좋겠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 자칫 좋은 오퍼를 만든다는 생각이 손님 입장에서는 무리수를 던지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정성으로 준비하고 심혈을 기울인 오퍼가 선택되는 날은 참 다행이다. 특히 손님이 그 집을 너무 사고 싶어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오래된 손님이다. 17년 전에 내게 첫 집을 구입하시고 그 이후에 몇 번 집을 팔고 사고를 반복 하셨다. 그리고 이제는 그 자녀가 결혼을 하고 집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분도 처음 미국 오시고 얼마 않있다가 렌트를 알아보고 집을 구입하면서 나를 알게 되었는데 이제는 자리도 잡으시고 그 자녀들도 성장해서 결혼하고 집을 장만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그 가족은 부동산에 관한 모든 일은 자동적으로 나에게 연락이 온다. 한 가정이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도 필요할 때 서로 연락이 닿아서 또 만나고 하는 과정에서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 한 착각을 한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로 만난 관계에서는 사적인 감정을 이입하는 게 좋지 않다고 한다. 비즈니스로 만난관계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자칫 정을 주었다가 배신당하고 상처를 입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되는 만남을 갖게 되는 손님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정이란 게 쌓이는 것 같다. 나를 믿고 때가되면 연락이 오고 다른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다시 연락이 오는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정을 주지 않고 비즈니스적으로만 대할 수 있을지도 사실 궁금하다.
참 고마운 분들이시다. 바쁜 와중에 아주 사소한 것들도 연락이 오게 되면 자칫 귀찮아질 수도 있지만 그냥 연락이 오고 그래도 나를 기억해 주고 있구나 하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 종일 시달리고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을 만날 때 하루의 모든 피로가 싹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를 믿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아주는 그런 고마운 내 고객들과 안부를 주고받을 때는 그런 기분이 든다. 바쁘게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 정신없이 일을 해 오던 중에도 이런 기분 좋은 전화 한통에 하루의 피로가 싹 사라진다.
오늘도 그런 전화가 있었다. 4년 전 집을 구입하신 분이 이제 집을 팔고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기고 싶으시다고 연락이 왔다. 종종 신문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나를 계속 만나왔기에 그냥 항상 만나고 옆에 있는 사람같다는 말도 해주셨다. 참 고맙고 힘들지만 보람 있는 하루를 보냈다.
문의 (703)921-4989
(410)417-7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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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리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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