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어마시는 특이한 인물이다. 팔레스타인인을 아버지로, 시리아인을 어머니로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종교는 기독교 정교다. 미시건 그랜드 래피드에서 태어나 그곳 기독교 고등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그는 미시건 대에서 경제를 전공하고 미시건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해 변호사가 됐다.
그의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가 2008년 미시건 주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현역 의원이 임기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하게 된 상태에서 나온 그는 공화당 경선에서 4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후보지명을 따냈으며 본선에서는 민주당의 앨버트 애버시를 61대 36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따돌리고 당선에 성공했다.
2010년에는 그 여세를 몰아 연방하원에 도전, 역시 4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내 지명을 획득하며 현역 의원이 은퇴하며 빈자리가 된 의석을 놓고 민주당의 패트릭 마일스와 본선에서 붙어 61대 37이라는 여유있는 표차로 승리를 거머쥔다. 그해 타임지는 그를 “40세 이하의 전도가 유망한 신인 정치인”의 하나로 뽑았다. 1980년생으로 당시 30세였던 그는 최연소 연방 선출직 공무원이 된다.
그 후 2012년, 2014년, 2016년, 2018년 내리 승리하며 5선 의원이 된 그는 지난 8년간 있었던 5,374번의 투표 중 단 한번밖에 빠지지 않은 특이한 기록도 갖고 있다. 의회에 개근상이 있다면 그밖에는 탈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꼼꼼하고 원리원칙에 충실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기록보다 그의 이름을 많은 미국인들에게 각인시킨 일이 최근 벌어졌다. 연방 상하원 의원 가운데 드물게 400페이지가 넘는 특별검사 보고서를 꼼꼼히 다 읽은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사법방해로 보기에 충분할 범죄를 저질러 탄핵돼야 마땅하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특별검사 보고서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나온 것이다. 공화당 의원 가운데 트럼프 탄핵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은 그가 처음이다.
이 소식을 들은 트럼프는 그를 “루저”라고 부르며 “이 소동에 뛰어들어 이름을 내보려는 수작”이라고 비꼬았다. 공화당원 중 반 트럼프진영의 선봉에 서온 미트 롬니 연방 상원의원은 어마시의 행동이 “용기 있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탄핵을 찬성하지는 않았다.
그와 트럼프의 악연은 2016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처음부터 트럼프 대선 출마에 반대했으며 트럼프가 당선된 후에는 그를 “애 같은 깡패”라고 부르고 남을 협박하는 수법은 초등학교에서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세상에서 제일 하기 쉬운 것이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민주당원으로서 트럼프 탄핵을 말하거나 공화당원으로 이에 반대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2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연방 하원의원으로서 공화당원 80%의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 탄핵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배신자로 몰려 정치 생명을 마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때 트럼프를 비판하던 공화당 인사 대부분은 친 트럼프로 돌아섰거나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와 공개적으로 맞서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직자의 행동기준은 어떤 행위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느냐가 아니라 그것이 법과 양심에 부합하느냐가 되어야 함은 두말 할 것 없다. 등뼈 없는 동물로 전락한 지 오래된 공화당에 아직도 어마시 같은 인물이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다. 비록 한 사람이지만 그의 목소리는 나머지 공화당원 모두를 합친 것보다 의미있는 외침으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