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꽃으로 만발했던 화사한 봄의 문을 닫고 푸르른 여름의 문을 서서히 열어주는 달이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이 6월을 좋아하며 사랑하게 되었다. 6월은 봄 날씨처럼 변덕스럽고 매섭게 쌀쌀하지도 차지도 않고 여름날씨처럼 무덥거나 불쾌하지도 않다.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넉넉한 좋은 사람으로 생각되고 여유 있고 부드러우며 좋은 생각과 밝은 이야기로 언제나 사람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주는 아주 편안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항상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 언제나 자기가 한 말을 실천하는 사람, 아무 때나 어디서 만나건 넉넉히 웃어주는 사람, 별로 가진 것 없어도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정말 이 6월 같이 여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이 요즘 세상에 몇이나 될까.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봄 날씨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앨러지 증상을 일으키고 눈물 콧물을 흘리게 하는가 하면, 불쾌지수를 한껏 올리며 스트레스를 준다.
그 옛날 우리가 어릴 적에는 비록 가진 것 없이 모두 가난했어도 6월 같은 훈훈한 정이 있었다. 희미한 10촉짜리 전깃불 밑에서도 정담이 오고 갔고,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같이 나누어 먹으며 정을 나누는 삶을 살았다. 그 모든 삶을 어디서 잃은 건지 아니면 우리 스스로가 버린 것인지 한 번쯤 이 6월이 다 가기 전에 깊이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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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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