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2명, 스타트서 미끄러져 ‘외로운’ 재경기 치러
▶ 외신들 날선 비판“다른 다수 선수들도 문제 제기”

이탈리아 시모네 사비오니가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배영 100m 예선에서 장비 문제로 인해 홀로 재경기 스타트를 하고 있다. [AP]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발대 장비불량으로 두 명의 선수가 홀로 레이스에 나서는 일이 발생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딜런 카터(23)와 이탈리아 시모네 사비오니(23)는 22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배영 100m 예선에서 출발대 불량으로 미끄러져 소속 조의 경기가 끝난 뒤 홀로 재경기를 했다.
배영은 물속에서 출발대를 잡고 경기를 시작한다. 몸을 구부린 뒤 고정된 검은 고무 장비를 발로 밀어 탄력을 이용해 뛰어오른다. 그런데 5조 8번 레인에서 출발한 카터는 고무 장비에 이상이 생겨 제대로 몸을 뻗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카터는 55초33을 기록해 전체 30위로 18명이 겨루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카터의 코치는 경기 직후 심판진에 장비 문제를 어필했고, 심판은 이를 받아들여 카터에게 재경기 권한을 부여했다. 카터는 홀로 뛰어 54초03의 기록으로 16위에 올라 준결승에 진출했다. 카터는 경기 후 “장비 문제가 명백했다”며 “이번 대회에 이 문제로 고초를 겪은 선수가 나 말고도 많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 경기를 더 뛰어 체력과 멘털에 문제가 생겼지만,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7조 6번 레인에서 뛴 사비오니도 같은 문제를 두 차례나 겪었다. 그는 총 3번 스타트를 시도한 뒤에야 겨우 레이스를 펼쳤다. 사비오니는 53초85, 13위의 기록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사비오니는 경기 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런 문제가 나오다니 믿을 수 없다”며 “장비 문제로 많이 당황했는데, 개의치 않고 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천신만고 끝에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개인 실수로 미끄러지면 실격 처리하지만, 출발대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선수에게 재출발 기회를 준다”며 “재출발하게 되면 홀로 뛰어야 해 기록에서 손해를 볼 순 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도 다시 뛰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신들은 장비 문제로 인한 재경기 진행을 두고 날 선 비판을 했다. AFP통신은 “두 선수 외에도 적지 않은 선수가 출발 장비 문제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꼬집었고 AP통신은 두 선수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대회 운영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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