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누군지 잊지말아야
▶ 실질적 성과에 앞서 가능성만으로 평가 위험, 북한은 대량살상무기·핵무기 결코 포기 안해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반도 평화의 길은 다시 요원해진 느낌이다.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는 국제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요동치고 있으며 미국이 결정적인 키를 지닌 강대국이라는 것을 북미회담의 순항과 파행에서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전문가들도 예측 못한 2차 하노이 회담의 결렬 충격은 또한 우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특히 미국을 움직이는 지배계층(Establishment)들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가를 입증해주었다. 이에 본보는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과 미 국민의 심층 여론을 한국의 입장과 관점에서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미 국민의 시선, 미국을 움직이는 워싱턴의 핵심 엘리트의 속마음을 통해 조명해보고자 한다.
제리 코널리 (Gerry Connolly) / 연방하원의원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
연방하원 6선의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으로 민주당 소속이다. 한인밀집지역인 버지니아 11지구를 지역구로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로 14년을 지냈으며 공화당 탐 데이비스 의원의 은퇴로 지난 2008년 연방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현재 하원 정부운영 소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다양한 외교/안보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리아 코커스를 비롯해 터키, 조지아, 타이완 코커스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1979년 하버드 대학에서 공공행정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학부는 일리노이스 메리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 지난 1,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 한반도의 비핵화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상대가 누구인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싱가포르와 하노이 정상 회담 이후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 그간의 대북정책과는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북한의 핵 위협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사실 북한은 계속해서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시켜 나가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에 앞서 거래의 가능성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독재자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북한이 원하는 국제적 정당성,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하는 모습, 한미군사훈련 취소 등 모든 것을 들어준 반면 미국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 계속된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북한의 상황, 그들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북한은 고도화된 핵무기 개발을 비롯해 장거리 미사일 성능 개선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세계위협평가(Worldwide Threat Assessment)에 따르면 미 정보국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여전히 개발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전혀 손상되지 않고(remain intact) 민간시설과 인프라를 이용해 계속해서 미사일을 조립하고 실험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는 과거 수차례 핵 협약을 위반했던 북한의 전력을 잊지 말고 계속해서 주시해야하며 북한의 도발에 언제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북한을 격리/고립 시킬 수 있는 캠페인을 준비해야한다.
- 과거 북한에 대한 미국의 오판이 현재의 북핵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도 있다.
▲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한다. 북한은 1994년, 2005년, 2012년 3차례에 걸쳐 스스로 비핵화를 약속했으며 2002년, 2009년, 2012년에는 각각 재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과 거래하려는 북한에 대해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보다 효과적인 제재를 위해서는 해상 봉쇄로 확대해야 한다.
- 앞으로의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북한과의 외교적 노력은 계속해서 열어놓아야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 비해 손에 잡히는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면 그 어떠한 지원이나 비용도 지불해서는 안 된다.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비핵화에 대한 정의(definition)를 공유하고 비핵화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양보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하고 북한의 핵 자산에 대한 선언을 이끌어 내도록 강제해야한다. 이는 그저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외교적 노력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 대북제재 강화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은?
▲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모두 대북 제재에 예외를 두거나 못 본 척 하려고 한다. 제재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이 중요한 만큼 현재의 대북제재는 이러한 한계를 갖고 있다. 의회에서는 앞으로 보다 강력한 제재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고 이미 많은 제재법안을 갖고 있지만 제한된 옵션,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일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북한을 중국이든 러시아든 앞으로 더욱 컨트롤하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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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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