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5일 내놓은 ‘2019년 사회 조사’ 결과를 보면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28.9%에 머물렀다. 2009년의 48.3%와 비교하면 10년 새 19.4%포인트나 추락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29.5%)에 비해서도 ‘높다’는 사람은 떨어진 반면 ‘낮다’는 응답은 55.5%로 2년 전(55%)보다 도리어 올라갔다.
열심히 노력하면 자식 세대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22.7%로 10년 전(37.6%)보다 1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더욱이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들은 본인과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58.5%와 48.6%로 높게 본 반면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12.5%와 21.5%로 매우 낮게 봤다. 하층일수록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열패감에 빠져 있는 셈이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불평등이 화두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 ‘헬조선(열심히 노력해도 살기 어려운 사회 )’ 등의 말에서도 드러나듯 사회 곳곳의 상실감은 치유하기 힘들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현실을 바로잡겠다며 소득주도 성장으로 상징되는 정책실험을 해왔다.
하지만 이념에 매몰된 정책은 양극화를 오히려 키웠다. 세금으로 보전한 것을 뺀 1분위(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소주성의 상처 반대편에서는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0대와 30대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부모가 없으면 내 집 마련의 꿈도 꾸기 힘들다.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캥거루족은 물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돌아오는 ‘리터루족(리턴+캥거루)’까지 늘고 있다. 저소득층이 수입을 모두 저축해 집을 구하는 시간은 현 정부 들어 4.7년 늘어 21.1년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모두가 잘사는 나라’를 기치로 임기 절반을 보냈다. 하지만 현실을 반영한 모든 조사 결과는 이렇게 정부 구상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이 정부는 언제나 잘못된 신념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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