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버른 ‘마거릿 코트’ 아레나, 잇단 혐오발언 다시 논란

존 매켄로(왼쪽)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28일 호주 멜버른 파크의 마거릿 코트 아레나 위에서 ‘이본 굴라공 아레나’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소셜미디어 캡처]
테니스 전설인 존 매켄로(61)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4)가 28일(한국시간) 호주오픈이 치러지고 있는 멜버른 파크의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이본 굴라공 아레나(Evonne Goolagong Arena)’가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호주오픈 이벤트 게임의 심판으로 나선 나브라틸로바가 대회장 이름을 마거릿 코트 아레나가 아닌 이본 굴라공 아레나로 바꾸자고 공개 의견 개진을 한 것이다. 이들이 든 현수막에 쓰여진 이본 굴라공(69)은 한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호주를 대표하는 테니스 선수로, 호주오픈 우승 4번을 포함해 그랜드슬램에서 7차례 우승한 적이 있다.
마거릿 코트 아레나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름 주인인 호주의 또 다른 테니스 전설 마거릿 코트(78) 때문이다. 코트는 1970년 메이저 테니스 대회를 모두 우승하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호주테니스협회는 2003년 코트의 24번째 메이저 우승을 기념해 멜버른 파크의 제1코트를 ‘마거릿 코트 아레나’로 명명했다.
코트에 대한 평가는 2017년부터 뒤바뀌었다. 코트가 기독교 목사가 된 이후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발언을 쏟아냈기 때문. 그는 ‘테니스는 레즈비언 판이다’ ‘트렌스젠더의 아이들은 악의 산물이다’라는 충격 발언을 했다.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호주 국적 항공사 콴타스 보이콧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수많은 테니스 선수들이 경기장 이름을 바꾸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동안 경기장 이름 논란은 잠잠했으나, 올해 코트의 그랜드슬램 50주년이 다가오면서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매켄로는 지난 26일 유로스포츠에 출연해 “세레나 윌리엄스(39)가 올해 두 번 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줬으면 좋겠다”며 “그래서 꼭 우리를 코트와 그녀의 견해로부터 떠날 수 있게 해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세레나 윌리엄스의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는 23회로, 코트보다 1회 적다.
두 명의 테니스 전설이 경기장에서 벌인 시위를 두고 호주테니스협회 측은 강하게 비판했다. 협회는 “(두 사람은)규칙을 위반했다”며 “호주오픈에는 어떤 팬이나 선수, 게스트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시위가 올바른 표현 방식이 아니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협회의 공식 발표 이후 나브라틸로바는 ‘규칙을 어겨 미안하다’는 취지의 사과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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