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장관 완벽 사칭에 최대 8,700만달러까지 뜯겨
2016년 여름 어느 날 스카이프 화상전화에 비친 집무실에는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EU)기가 선명했다. 화면에 나타난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현 외무장관)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리에서 납치된 프랑스인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값 200만 달러를 먼저 내 준다면 나중에 프랑스 중앙은행이 갚겠다”고 했다.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정보기술(IT) 기업을 운영하던 프랑스인 올리비에 드부아제는 미심쩍다고 생각했지만 우선 돈을 보냈다.
하지만 모든 게 사기였다. 말리에 억류된 프랑스인은 없었고, 스카이프 화면에 나타난 얼굴도 르드리앙 장관이 아닌 실리콘 가면이었다. 6명의 사기범들은 장관 집무실을 완벽하게 복제했고 정부 휘장이 찍힌 문서도 위조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가족관계 등 민감한 개인정보도 모두 입수해 보이스피싱에 활용했다.
CNN은 16일 2015년부터 2년여간 세계 50여개국, 150여명을 대상으로 한 ‘프랑스 장관 사칭 사기극’의 전말을 보도했다. 음성 분석으로 드러난 유력 용의자는 프랑스계 이스라엘 국적자 질베르 시클리. 그는 전력도 있다. 프랑스 법원은 시클리가 2005년 사업가로 위장해 여러 회사들로부터 수백만유로를 빼돌린 혐의에 대한 2015년 궐석재판에서 7년형을 선고했다. 2017년 우크라이나에서 체포된 시클리는 프랑스로 송환돼 복역 중이다.
치밀한 준비 만큼이나 피해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니제르 대통령, 노르웨이 총리, 리옹 대주교, 벨기에 국왕,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수많은 기업인들이 표적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2016년 11월 이들에게 속아 4,700만 달러를 중국 계좌로 송금한 터키 자동차업체 카르산의 이난 크라치 회장이 규모 면에선 최대 피해자다. 총 사기 피해액은 8,000만 유로(약 8,700만 달러)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회수된 건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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