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온 지인 2명과 탑승했다 그동안 배에 격리
▶ 샌디에고 항공기지 격리$검사 키트 부족해 대기중

지난 11일 하선을 위해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
하와이로 향하던 중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인돼 오클랜드에 정박한 ‘그랜드 프린세스’호 하선작업이 12일 저녁 모두 완료됐다. 현재까지 승객 2명과 승무원 19명 등 21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곳에 탄 2,400여명가운데는 한인 탑승객들도 확인돼 격리상태와 검사 결과, 향후 이동 경로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보는 12일 ‘그랜드 프린세스’호 탑승객으로 현재 샌디에고 미라마 해병대 항공기지에 격리되어 있는 베이지역 거주 한인 H씨(미 시민권자)와 전화 인터뷰를 실시했다. 무증상의 건강한 상태로 격리되어 있다는 H씨는 전화를 통해 선박내 코로나19 전염사태 발발 당시 상황과 격리상태, 향후 계획 등을 낱낱히 밝혔다. 다음은 H씨와 나눈 질의응답 내용.
■현재 본인의 건강상태는?
아무런 증상 없이 안전하게 격리되어 있다.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11일 하선해 샌디에고 미라마 해병대 항공기지에 와있다. 원래 트래비스 공군기지로 이송될 예정이었으나 사람이 꽉차 이리로 옮겨졌다고 들었다.
■검사 현황은
검사 키트가 떨어져 아직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증상있는 사람들부터 검사를 진행해 나를 포함한 무증상 탑승객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이송 탑승객 200여명이 비행기를 타고 함께 왔는데 그 중 1명은 열이 38.5도까지 올라 먼저 검사를 받았다고 들었다.
■한인 2명과 함께 탑승했다고 들었는데
한국에서 직접 데리고 온 지인 2명(한국 국적)과 함께 탑승했다. 15일짜리 크루즈여행을 위해 21일 샌프란시스코 피어 27에서 탑승했다.
3월 2일경 선박 내에서 이머전시가 터졌다. 멕시코를 들러야 할 선박이 급히 샌프란시스코로 귀향한다는 소식이었다. 크루즈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전혀 알리지 않았다. 영문도 모르던 우리는 주변 탑승객들이 소셜미디어와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웅성거리며 불안과 공포를 표출하자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당시 분위기와 상황은 어땠는지
아수라장이었다. 내 지인중 1명은 5일간 밥을 못먹고 식음을 전폐하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나 역시 같은 선박에 탄 전 여정(SF-멕시코) 탑승객과 승무원 다수가 코로나19에 전염되고 그 중 승객 1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자 불안감이 밀려왔다. 9일 오클랜드 항구에 도착하자 선실에 구비된 베란다 창을 통해 하선절차를 두눈으로 지켜볼수 있었다.
선박 안에는 유리창 없이 꽉 막힌 선실들이 있는데 그곳에 머무르던 탑승객들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먼저 하선시킨 것으로 알고있다. 캐나다, 영국 국적자 탑승객들 역시 일찌감치 하선돼 전세기를 타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하선절차를 돕는 관계자들은 마스크와 장갑, 방역복 등으로 중무장한 상태였다. 이후 미 시민들을 하선시켜 나 역시 11일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다른 한인들은 없었는지
한국 국적자인 내 지인 2명은 텍사스나 조지아로 이동돼 격리될 예정이다. 캐나다, 영국과 달리 한국의 경우 본국 송환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 외에 90대로 추정되는 한인과 며느리가 탑승했는데 이들 모두 샌디에고로 이동됐다고 들었다. 현재 격리중이라 직접 알 길은 없다.
■격리상태는?
각방에 격리되어 있으며 매일 3끼의 식사가 배달된다. 식사는 잘 나오는 편이며 정부 지원 덕에 환경 역시 나쁘지 않아 큰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 앞으로 남은 12일간 격리생활과 검사절차를 잘 마치고 건강한 상태로 귀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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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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