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염의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조심하는 것이 바람직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쇼핑백은 10여 년 동안 캘리포니아의 환경보호론자, 유권자 및 일반 주민들 사이에 쓰레기로 가득 찬 하천과 해양을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베이지역 카운티는 물론 산타크루즈와 산베니토 카운티는 식품점에서 손님들이 가져오는 재활용 쇼핑백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SF크로니클에 따르면 알라메다, 콘트라코스타, 마린, 산마테오, 샌프란시스코(SF), 산타클라라 카운티등 6개 카운티가 지난주 자택대피령을 5월 3일까지 연장한 가운데 이날까지 ‘세이프웨이,’ ‘홀푸드’ 등 그로서리에서 재사용 백 사용 역시 금지시켰다.
그로서리 직원들을 위한 코로나19 전염 예방이 이같은 금지안의 큰 이유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판지 등에 최대 24시간, 플라스틱에 최대 3일까지 생존할 수 있는데 고객들의 재사용백에 남아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세이프웨이는 이같은 조치가 나오기전에는 고객이 재활용백을 가져올 경우 고객이 직접 물건을 담도록 요청하며 직원이 재활용백과 접촉하는 것을 금지시켰었다. 주류 마켓은 물론 한인마켓들고 이번조치이후 재활용백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프레스톤 머천트 산마테오 카운티 보건국 대변인은 개인이 가져오는 플라스틱 쇼핑백에는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확률이 있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들 특히 식품점 직원들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재활용 쇼핑백 사용 금지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을 뒷받침 하는 과학적 연구는 나와 있지 않다. 텍사스 대학 감염학과 교수인 로드리고 하스번은 “재활용 쇼핑백을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주의를 하자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스번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환자의 손에 묻었거나 침, 기침 등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가 쇼핑 카트의 손잡이, 종이백, 플라스틱백, 재활용백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했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쇠나 플라스틱 같은 딱딱한 곳에서 72시간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천이나 종이 같은 부드러운 곳에서는 24시간 이상 생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재활용 쇼핑백은 플라스틱이나 천 같은 다양한 물질로 만들어져 있어 어느 정도 위험한지 정확히 말할 수 없다. 또한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72시간이라는 것도 사실상 정확히 말하면 72시간 생존 가능성은 0.1% 이하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적 근거 만을 갖고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100% 안전하지 않으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식품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매우 크다. 북가주를 대표하는 미식품직원협회 5지역(United Food and Commercial Workers Local 5)의 짐 아라비 이사는 북가주 지역의 3만 여명의 식품점 직원들은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그룹이라고 말했다. 직원 한 명이 매일 500여 명의 손님들을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 한 명을 대할 때마다 매번 손을 세정제로 씻을 수도 없는 상황인데 손님들의 재활용 쇼핑백을 만진다면 그들의 감염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즉, 감염 확률은 적지만 안전을 위해 재활용 백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현재 베이지역의 식품점 마다 재활용 쇼핑백의 금지를 공지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1회용 쇼핑백을 공짜로 제공하는 곳도 있고 10-25 센트씩 받는 것도 있다. 환경론자들은 1회용 플라스틱백의 사용 금지를 원하지만 현 상황에서 무턱대고 재활용 쇼핑백 사용을 주장할 수 없다. 한 가지 대안은 자신의 재활용 쇼핑백을 가져오되 카트에 실은 물품을 자신의 차 앞에까지 가져가 거기서 자신의 재활용 쇼핑백에 옮겨 싣는 방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환경 보호도 쉽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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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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