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미국 전역이 떠들썩한 지금, 자가격리 의무화에 화가 나있던 미국인들과 현재 인종차별에 시위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떠올려보자. 각 시위대의 백인과 흑인의 비율을 보고, 경찰과 대통령이 두 시위대를 어떠한 방식으로 대하는지 생각해보자. 그 좁혀지지 않는 차이가 자유와 평등을 그 어느 나라보다 자랑스러워하는 미국의 현실이다.
지난 주말 밤 집에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들린 소리는 버스 뒤에서 앳돼 보이는 남학생 4명이 크게 소리친 “Black Lives DONT Matter!(흑인의 생명은 소중하지 않다)”였다. 순간 귀를 의심하며 자리에 앉는 와중 그들은 또 한번 조롱하는 어투로 “I can’t breathe~ I can’t breathe(나는 숨을 쉴 수 없다)”라고 크게 떠들며 웃고 있었다.
그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을 억울하게 앗아간 사건이 웃음거리로 소비되고 있었다. 내가 목격한 광경 그 자체가 우리가 기득권으로서 가지고 있는 특권을 의미한다.
지금 이 시대의 가장 큰 착각은 60-70년대처럼 백인 전용 음수대 해체와 N-단어 사용의 비난을 외치는 것만이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시대에 인종차별은 즉각적으로 눈에 띄지 않지만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있다. 단지 피부색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고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에 대해 조롱하는 것은 물론, 침묵하는 것도 인종차별에 가담하는 것이다. 아시안 커뮤니티도 같은 소수자의 입장으로 그들의 목소리에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허경 / 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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