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복 받은 아이’ (Blessed Child)

서울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캐라 존스(가운데)와 그의 신랑.
어렸을 때부터 문선명 교주(201년 사망)가 창립한 통일교의 열렬한 신도(무니즈)인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통일교의 전통에 따라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결혼까지 했다가 교회를 탈퇴한 40대의 저널리스트이자 단편영화 제작자인 캐라 존스의 자기 고백식의 기록영화다.
캐라가 20세 때 서울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대규모 결혼식에서 혼례를 올리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캐라가 경험한 통일교 신도로서의 과거와 함께 아직도 신도인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가족 간의 연결을 다루고 있다. 일종의 캐라의 가족사인데 그는 가족의 비디오 필름과 문선명이 참여한 교회집회 등을 찍은 필름 및 뉴스 필름과 함께 자기 부모와 1명의 오빠와 3명의 남자 동생을 비롯해 과거와 현재의 신도들을 인터뷰 하면서 통일교를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객관자의 입장에서 관찰했다.
캐라의 아버지는 무신론자였다가 통일교도가 돼 가톨릭신자였던 아내와 함께 통일교의 지도자 대열에 합류했는데 이로 인해 캐라 등 이들의 5남매들은 다 교도로서 자랐다. 캐라의 남동생 중 한 명은 한국여자와 결혼해 6남매를 두었다. 캐라의 또 다른 남동생 바우(이 영화의 촬영 담당)는 동성애자인데 인터뷰에서 동성애를 인정 안 하는 교리로 인해 겪은 갈등을 말하고 있다.
제목은 통일교도 신자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아이를 말하는데 ‘축복 받은 아이’들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가 없다고 한다. 캐라는 10년간의 사랑 없는 결혼 생활에서의 남편을 마치 동생처럼 여겼다고 고백했다. 남편의 신원은 밝히지 않고 있는데 사진에도 얼굴을 가렸다. 둘은 이혼했다.
캐라는 교회의 엄격한 통제 밑에서 자라면서 감정적으로 입은 상처와 함께 통일교의 부패와 탐욕과 남용을 다룬 뉴스 필름을 통해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아울러 결혼을 비롯한 인종을 초월한 인간관계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돕는 것 그리고 평화의 철학 등 통일교의 긍정적인 면도 얘기했다.
캐라는 몇 년 전에 청평에서 열린 대규모 결혼식에 참석, 몇 명의 신랑과 신부들을 인터뷰 했는데 이 결혼식에는 캐라의 아버지가 지도자로서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연단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캐라는 “부모가 아직도 통일교의 신도여서 영화제작을 망설였다”면서 “이 영화는 신앙의 연결고리와 함께 가족의 연결고리에 관해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에 캐라가 하와이에 사는 부모를 찾아가 뜨거운 포옹하는 장면이 이를 영상으로 대변하고 있다. Google, Amazon, iTunes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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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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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세뇌와 아집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상식’을 가지고 살기가 힘든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