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인구 사회학자인 피터 라슬렛은 인간의 삶을 4기로 구분한다. 제1기는 태어나서 취업할 때까지이고, 취업해서 퇴직할 때까지가 제2기다. 퇴직해서 건강할 때까지가 제3기이고, 건강을 잃고 죽을 때까지가 제4기다.
그는 제3기야말로 진정한 개인적 성취의 시기이며, 가장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시기라고 했다. 취업해서 퇴직할 때까지의 제2기가 행복의 절정을 누릴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라슬렛에 의하면 제2기 인생은 불가피하게 떠맡거나 목적의식 없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대로 계획을 세워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시기는 사실상 제3기뿐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제3기가 시작되는 65세 이후의 삶이 정말로 행복한 시기일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64세까지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또는 전업주부 및 직업인으로 여러 책임과 부담을 지고 고달프게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자녀들은 출가했고 직장에서도 은퇴해 풍족한 자유시간과 정신적인 여유 속에서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니 “인생은 65세부터”란 말이 과장된 표현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제3기 인생이 아무 노력없이 누구에게나 행복할 시기일 것 같지는 않다. 고령화시대의 노인층이 더 당당하고 만족하게 살아가려면 준비와 마음상태가 필요하고, 이 필요조건 중 하나가 자립하겠다는 다짐이다. 가능하면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내 일상사를 책임지고 할 수 있다는 다짐은 나이 들면서 위축되기 쉬운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준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세탁과 청소와 요리 및 정원관리는 직접 하는 것이 좋다.
다음에는 죽을 때까지 일하고 놀고 배워야 한다. 꼭 돈을 벌라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도 노년기의 자존심을 함양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세번째는 자기 속마음을 내어줄 수 있는 친구를 갖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소중한 친구의 존재를 중요시하고 그 관계를 잘 유지하려 노력해야 한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함께하는 친구는 노년의 삶에 큰 위로가 된다.
<이세희 /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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