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정을 심고, 사랑을 맺고, 의를 세우는 것이다. 정으로 산다는 것은 향기로운 차를 마시는 것처럼 마음을 녹여준다. 정은 관계를 친근하게 하고 서로 어려울 때 힘을 얻게 한다. 정이 익으면 변치않는 사랑이 되고, 사랑이 숙성되면 그 사랑을 위해 자기를 과감히 포기하는 의의 꼭지점을 찍게 한다. 정과 사랑, 그리고 의로 사는 삶이 있다면 그 무엇이 부럽겠는가?
이미 정과 사랑 그리고 의리를 지키다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지난 한 해 코로나19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과 이별을 해야 했는가? 그 사랑하는 가족, 존경하는 선배, 다정한 친구, 미더운 동역자들을 생각해 보면 지금도 아직 옆에 앉아 손을 잡고 있는 듯 하다.
다시 그 사람들이 돌아온다면 못다한 정과 사랑과 의를 더 뜨겁고 굳건하게 세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천번을 불러서 그님들이 이 세상에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한 번 간 사람 다시 올 수 없기에 텅빈 가슴을 도닥거리며 그 언젠가 우리도 그 때가 오면 그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벅찬 소망으로 오늘 산 사람으로 하루를 셈하며 살아간다.
이제 남은 것은 살아 있는 우리 산 사람들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어느 다른 것보다 가장 귀한 축복이다.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국 하나에 밥을 말아 먹는 소박한 식사라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말할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걸을 수 있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조물주가 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주신 최대한의 축복이고 기회이다. 살아 있는 동안 선한 일을 세우고 아름다운 것을 가꾸어야 한다. 할 수 있다면 사람들과 평화롭게 지내고, 자신의 인생과 환경에 만족하며 자기의 유익보다는 다른 사람의 유익을 찾고 비난받을 일보다는 칭찬받으며 사는 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어진 일들에 성실하고 하늘로부터 받은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
성경은 말씀한다. “모든 산 자들 중에 들어 있는 자에게는 누구나 소망이 있음은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기 때문이니라(전도서9:4)
죽은 자들, 이미 이 세상을 떠나 간 사람보다 지금 살아있는 자들에 대한 삶의 책임과 의무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가르치는 말씀이다. 중세시대의 독일 신앙인 토마스 아켐피스는 “지금이야말로 일할 때다. 지금이야말로 싸울 때다. 지금이야말로 나를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 때다. 오늘 그것을 못하면 내일은 그것을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오늘을 산 사람으로 사는 것은 행복의 테두리를 넘어 전쟁터에 있는 비징한 군인의 초조한 심정을 가져야 한다. 설령 마음대로 다 이루지 못해도 오늘 살아있는 산 사람으로서 꿈틀대는 영혼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그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긴장과 책임감이 늘 살아 있어야 한다.
설령 잘못하고 있더리도 그 일이 내가 해야 할이라면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살아 있는 나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나 한 사람, 죽음도 삶도 대신해 줄 수 없고, 대신 받을 수 없는 나 한 사람은 유일한 나 한 사람이다.
사는 것은 오직 나 한 사람의 분량을 채우는 것이다. 그 한 사람의 역할도 해내지 못한디면 어찌 먼저 간 사람 앞에 산 사람으로 얼굴을 들 수 있겠는가?
그래서 살아있는 자신에게 매일 물어 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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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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