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한 법률환경으로 탐지견 활동 크게 제약
▶ 탐지견 한 마리 배출에 1천700만원 소요…경찰이 입양하기도
미국의 여러 주(州)가 대마(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서 임무를 잃은 마약 탐지견들이 줄줄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29일 AP통신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성인 1인당 1온스(28.3g)의 대마 소지가 합법화되는 버지니아주에서는 경찰의 마약 탐지견 다수가 조기 은퇴할 예정이다.
주경찰청에서만 마약 탐지견 13마리가 은퇴하며 각급 경찰서와 보안관실도 1~2마리씩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경찰서가 대마를 제외한 코카인·헤로인·필로폰 등 다른 불법 마약류의 탐지 훈련이 된 경찰견을 따로 훈련하거나 구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마약 탐지견 한 마리를 배출하는 데에는 보통 1만5천달러(약 1천700만원)의 비용이 들기에 예산 부담으로 경찰견 부서를 아예 해체하는 곳도 있다.
법률 환경이 변화해 대마 탐지능력을 갖춘 경찰견의 활동이 제한되기도 한다.
경찰견은 보통 여러 종류의 마약을 찾도록 훈련받는데, 이 경찰견이 어떤 마약의 냄새를 맡았는지를 구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또 개가 대마 냄새를 맡았다고 해도 그 양이 합법적 한도를 넘어서는지도 미리 알 수도 없다.
따라서 경찰로서는 이런 새로운 법률 환경에서 기존의 마약 탐지견을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버지니아주는 이미 대마 합법화 본격 추진 전부터 대마 탐지견의 조기 은퇴를 일찌감치 추진했다. 지난 3월 발효된 새 법률에 따라 경찰이 대마의 냄새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시민을 검문·검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베드퍼드카운티의 마이크 밀러 보안관은 마약 범죄 피고인의 변호인이 법정에서 경찰견이 어떤 마약의 냄새를 맡았는지를 물으며 방어하기 쉽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마 탐지견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마를 이미 합법화한 다른 주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콜로라도에서는 2017년에 대마 탐지견 사용이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콜로라도의 한 경찰견은 대마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마약을 탐지하도록 훈련받았다.
이 개는 2015년 한 트럭에서 마약 냄새를 맡았고, 경찰관들은 필로폰 흡입에 쓰이는 파이프를 발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경찰견이 대마와 다른 불법 마약을 구별할 수 없어서 경찰견의 탐지가 불법행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2016년 대마를 합법화한 매사추세츠주 경찰도 마약 탐지견을 대거 일반 순찰 보조 임무로 전환하거나 은퇴시켰다.
미국에서 현재 대마를 합법화한 주는 16곳이다.
경찰견에 정이 든 직원은 은퇴한 개를 입양하기도 한다.
매사추세츠주 컴버랜드카운티의 대럴 하지스 보안관은 '맘보'라는 탐지견을 담당 경찰이 입양했다면서 "매일같이 함께 순찰하면 그 개는 우리의 일부가 된다. 개를 내보내는 것은 그래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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