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의 우스개 소리가 생각난다. 버지니아 남쪽 버지니아 비치에서 가족 여름휴가 중 휴가객들로 붐비는 한 여름 저녁에 ‘비치보이스’가 온다 하며 열광하고 있을 때 영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고 일만 하며 살던 내가 알 턱이 있을 리 만무했다.
고로 기껏 한다는 말이 “아 이런 비치에 보이들이 수없이 많은데 또 무슨 비치보이스가 온다고 야단들이냐?”고 생뚱맞게 말했다. 집사람과 딸아이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던 일이 40여년전 일이다.
요즈음 세상 돌아감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별의별 일들이 생겨나 정말 헷갈리는 세상인 것 같다. 한 쪽에선 코로나 재확산 공포와 생활고에 시달리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에선 너무 엄청난 재산에 무감각해졌는지 몇몇 수퍼 리치 억만장자들이 우주여행 경쟁에 한창 열중하는 모습들이다.
그런가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며 인공지능, 자율주행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빅 데이터, 클라우드, 로버트 산업 등 좀처럼 잘 이해되지 않는 용어들의 홍수인 지금, 이건 또 무슨 말인고!
‘메타버스’라나. 얼핏 듣기엔 비치에 웬 비치보이스가 나타난다고 야단들이냐고 할 때와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메타’라는 버스(Bus)가 아니고 영어로 ‘MetaVerse’라고 한단다. 초현실세계 혹은 초가상세계라는 것이다. 인문학에서 마치 형이상학적 세계와도 일맥상통하는 건 아닌지? 현실세계를 아날로그 지구, 물리적 지구라 하며 디지털 화된 지구를 신세계, 가상세계라 한다.
나는 페이스북, SNS는 하지 않으나 카카오톡은 가끔 하는 편인데, 그러고 보면 나도 모르게 신세계, 가상세계에 이미 발을 들여놓은 게 아닌지? 격류에 발 한번 잘못 담갔다 물살에 휩쓸려 내려가는 꼴인 것 같다.
허나 두려워하고 거부하기보다는 이런 기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배워 시대의 낙오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될 것 같다. 70-80세에 영어 배워 이민 가겠다는 우스운 노인네가 돼서는 아니 되나 100세 시대에 얼마를 더 살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메타버스가 메타라는 버스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는 노인네이기를 희망한다. 젊은이들이 뭐라 하면 ‘너희는 늙어봤냐? 우린 젊어봤다!’ 하는 여유를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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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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