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손영환 씨의 박사학위 취득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했었다. 그의 부인 손목자씨는 나의 선배 약사이며 오랫동안 가까이서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언제 만나도 넘치는 미소와 편안함을 주는 그들은 정녕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손영환 씨는 특유의 유머를 섞어가며 오래전 건너편에서 약국을 하던 아내를 만나 연애를 하던 시절 이야기를 어찌나 재미있게 하던지 사람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달랑 100달러만 들고 미국에 온 유학생 가족의 고생 이야기는 밤새 들어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매일의 생계를 위해 고생한 아내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어느새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아내에게 많이 고맙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주에서 이곳 새 직장으로 이사를 오면서 살림을 가득 싣고 에어 컨디션도 없는 오래된 자동차 안에서 기르던 고양이의 소변냄새 때문에 코를 밖에 내밀고 숨을 쉬면서 워싱턴으로 이사를 왔다고 작은 아들은 그때를 기억하며 이야기했다.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이 땅에서 영어도 내 마음 같이 쉽게 나오지 않는데, 또 돈마저 떨어져 갈 때의 그 막막함과 두려움의 가슴 시린 아픔이 되어 가슴 한 켠에 차곡히 쌓여가던 그 시절들이다.
그리고 이 모두가 그 위에 하나씩 쌓아온 그들의 빛나는 성탑임을 우리는 안다. 손목자씨는 글로벌어린이재단을 위해 오랫동안 일해왔으며 손영환 씨는 IT 기업인으로 ICT 설립, 2006년 아이글로벌 대학 설립과 운영 등 이 모두가 쉽지 않은 인생의 역경이었으리라. 세월이 많이 지나며 이제는 하나씩 쌓아온 끊임없는 노력이 그들의 아메리칸 드림과 비전이 되어 다른 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어느 날 그들에게서 배운 말 한마디는 오래 가슴에 남아 잊혀지지 않는다. 전에는 새로 만나는 사람들의 명함을 포켓에 소중히 간직했었는데 돌아보니 정말 나의 귀한 친구는 내 주위에 있음을 이제야 뒤늦게 철이 들어 알게 된 것이라고 했다.
두 분의 오랜 건강을 빈다.
<이혜란 /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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