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에서 산모가 유전적으로 완전히 다른 아이를 출산한 일이 이달 초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대프나 카디날리 부부가 2019년 캘리포니아 생식건강센터(CCRH)에서 시험관 시술을 받고 아이를 출산했는데 알고 보니 시술 과정에서 수정란이 바뀌어 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아이를 낳은 것이었다.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수정란이 바뀌는 사고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워낙 충격적이라 일반인에게 미치는 각인 효과가 매우 크다. 각 클리닉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배아에 이름표를 붙이고 전문 인력과 특수 설비로 배아를 관리하지만 인간이기에 벌어지는 ‘휴먼 에러(Human Error)’가 발생하고 있다.
한인 예비 엄마들의 걱정도 크다. 난임 클리닉에서 안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데도 주저하고 있다. 특히 요즘은 늦은 결혼과 스트레스로 인해 난임 가구가 꽤 많다. 2020년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 한국에서 시험관 시술이나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신생아 수가 전체 신생아 수의 10.6%(2만 8,699명)였다고 한다. 이를 고려하면 남가주 한인 부부 상당수도 난임으로 속 앓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추산할 수 있다.
다만, 우리 생김새와 달리 수정란은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어떻게 하면 환자 입장에서 수정란이 섞이는 사고를 피할 수 있을까.
먼저 난임 가족들은 각 병원에서 어떤 절차로 수정란을 관리하는지에 관해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 분야 특성상, 이런 질문조차 터부시하는 경우가 많다. 시술법이 발전함에 따라 시술 단계가 복잡해지고 있고, 때에 따라 유전자 검사를 위해 배아를 해외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한다.
병원 규모와 정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배아 연구소에 어떤 보호 장치와 설비가 있는지도 살펴보자.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다면 병원에 양해를 구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자. 본인 시술 날짜에 환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해 보라. 환자 수가 적다면 의료진이 각 환자의 케이스를 더 세밀히 관리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는 진보적인 법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난임 치료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한국과 달리 의료진이 배아의 유전자 검사를 해 아이의 유전병과 성별을 미리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세계 난임 환자들이 우리 지역으로 모여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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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호 CA 난임클리닉 메디컬 스토리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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