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 수가 350개라고 평가했다. 2019년 290개, 2020년 320개였던 중국의 핵탄두는 2년 연속 30개씩 증가했다. 미국·러시아·프랑스 등은 핵탄두를 줄여가고 있는데 중국만 홀로 증강의 길을 걷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2050년까지 세계 일류 군대 건설’을 목표로 제시한 뒤 나타난 변화다. 중립적 싱크탱크로 유명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의 실증적 데이터에서도 포착될 정도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스웨덴 솔나에 위치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1966년 당시 스웨덴 총리 타예 에를란데르가 150년 동안 계속된 스웨덴의 평화를 기념해 설립한 것이다. 세계평화 기여를 목적으로 하는 이 연구소는 핵 군축, 군비 관리, 무기 수출 등에 대해 탐구하면서 매년 ‘SIPRI 연감’을 발행한다. 40여 명의 연구원이 근무하는 이 연구소는 스웨덴 정부로부터 출연금을 받지만 이사회와 연구진에 전적으로 운영을 맡긴다. 유엔 등 국제기구들과 외교 안보 전문가들이 SIPRI 연감을 신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IPRI 연감은 지난해 북한 핵탄두 보유 수가 40~50개로 전년 대비 10개나 늘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랜드연구소 등은 북한이 매년 12~18개씩 핵무기를 늘려 2027년 151~242개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비핵화 논의가 진행되는 사이에도 북한은 핵무기 고도화에 집착하면서 중단 없이 핵탄두를 늘려왔다.
중국 외교부는 4일 “중국은 핵 역량을 국가 안보에 필요한 최소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날 채택된 핵 보유 5개국 공동성명 참여와 별도로 핵무기 현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북한이 위장 평화 전술과 아전인수식 궤변으로 핵 무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에서 꼭 닮았다. 그런데도 우리 외교부는 “핵 보유 5개국 정상들이 발표한 핵전쟁 및 비경쟁 방지를 위한 공동성명을 지지한다”고 환영 논평을 내면서도 북핵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러니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거리낌 없이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하는 것 아닌가.
<문성진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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