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는 덴젤 워싱턴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최고 수준의 잠수함 영화로 꼽힌다. 20여 년 전에 개봉됐지만 네티즌의 평점이 높아 볼만한 작품으로 분류된다. 제목을 그대로 해석하면 ‘심한 적조’이지만 미국 해군에서는 ‘1급 위기사태’를 뜻한다. 영화는 러시아 군부 지도자가 쿠데타를 일으켜 제3차 세계대전을 준비하고 미 해군의 핵잠수함이 이에 대응하는 가운데 함 내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긴장과 갈등을 그렸다. 여기서 배경이 된 잠수함이 서방 진영의 최대 전략핵잠수함인 미국의 오하이오급 6번 함 USS 앨라배마함이다.
같은 오하이오급으로 여덟 번째 만들어진 전략핵잠수함이 USS 네바다함(SSBN-733)이다. 사거리가 1만2,000㎞에 달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II 20기와 수십 개의 핵탄두 등을 탑재했다. 1986년 미국 워싱턴주 키챕을 모항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만 18척에 이른다. 전략핵잠수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폭격기와 더불어 미국의 3축 핵전력으로 불린다. 수십 개의 핵탄두를 싣고 적국의 앞바다에 진입해도 알아챌 수 없어서 핵전력 중에서도 으뜸으로 평가 받는다. 원자력 엔진을 장착한 핵잠수함은 현재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인도 등 6개국이 보유하고 있다. 호주는 미국의 도움으로, 브라질은 프랑스의 지원으로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나섰다. 북한도 지난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잠수함 개발을 선언했다.
미 해군이 네바다함의 괌 아르파항 정박 사진과 보도 자료를 최근 공개했다. 미국 핵잠수함의 괌 기항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통상 극비로 취급하는 핵잠수함의 위치를 밝힌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과 최근 미사일 연쇄 발사 도발을 하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SLBM 발사가 가능한 3,600톤급 디젤 잠수함 2번 함 건조에 착수했다. 주변 강국들과 북한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안보 강국을 만들려면 우리도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 차기 정부가 가치 동맹을 강화하면서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한다면 핵잠수함 개발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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