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대회에서 글로벌 패권국으로 도약을 선언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책사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의미심장한 분석을 했다. 배넌은 ‘일대일로’ 구상 등과 함께 ‘위안화의 기축통화’가 실현되는 날 “게임은 끝날 것”이라며 중국의 부상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이 기축통화 진입을 위해 치밀하게 추진해온 것이 바로 ‘페트로 위안’이었다. 40년 이상 원유 시장을 지배해온 ‘페트로 달러’ 체제를 깨고 위안화로 석유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전략이었다. 달러 패권을 지탱해온 페트로 달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던 셈이다.
페트로 달러가 구축된 것은 1974년 6월.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간 ‘욤 키푸르 전쟁’ 후폭풍으로 발생한 석유 파동을 해결하기 위해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군사·경제 협정을 체결한다. 특히 사우디와의 원유 거래 때 달러 결제만 하도록 했다. 산유국들은 원유를 팔아 생긴 달러로 미국 채권과 군수품을 샀다. 1975년에만 사우디는 미국산 전투기 60여 대를 구매했다.
공고했던 미국·사우디 동맹은 2010년대 들어 금이 가기 시작했다. 셰일오일 혁명으로 미국의 사우디 원유 수입이 급감하자 전략적 가치가 줄어든 사우디는 외교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 사우디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충격을 받았다. 이어 미국이 이란과 핵 협정 복원을 시도하자 미국 안보 우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반면 중국은 사우디산 원유의 4분의 1을 수입할 만큼 비중을 늘렸고 위안화 결제를 모색했다. ‘페트로 위안’ 체제에 시동을 건 것이다. 급기야 16일 사우디가 중국 수출 원유에 대해 위안화 결제 허용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국제 관계에서 ‘영원한 동맹’은 없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동맹 우선순위는 언제든 조정될 수 있다. 미중 사이에서 5년 내내 줄타기 외교를 하다가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긴 우리의 상황을 돌아보게 된다. 윤석열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의 안보·경제 동맹 강화에 나서길 기대해본다.
<김영기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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