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당시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였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자체 브랜드(PB) 식료품 제조회사인 ‘트리하우스 푸즈(Treehouse Foods)’의 이사직을 사임했다. 이 업체의 주요 거래처인 월마트가 노조를 탄압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셸은 월마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남편의 선거운동에 악재가 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대선에 도전하는 남편의 선거 캠페인을 돕기 위해 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변호사인 미셸은 트리하우스 푸즈가 설립된 2005년부터 이사로 일해왔다.
트리하우스 푸즈는 미국 최대의 PB 식료품 공급사다. 본사는 일리노이주 오크브룩에 있다. 미셸이 이 업체의 이사직을 맡은 것은 남편이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었던 인연도 작용했다. 트리하우스 푸즈는 미국·캐나다 등에 있는 40여 개의 자체 생산시설에서 과자·음료 등 30여 가지 식료품을 제조해 월마트 등 대형 마트와 레스토랑 체인에 납품하고 있다. 유통업체의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PB 상품의 가격은 일반 제품에 비해 10~20% 저렴하다. 마케팅 비용 등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리하우스 푸즈는 2006년 델몬트의 수프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10여 차례의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며 미국의 대표적인 PB 식료품 공급 업체로 성장했다. 창립 5년만인 2010년에 매출 20억 달러를 달성하자 식품 저널인 푸드 프로세싱은 트리하우스 푸즈에 대해 “당신이 들어본 적 없는 가장 큰 회사”라고 찬사를 보냈다. 트리하우스 푸즈는 2018년 미국 포춘지가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446위에 오르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값싼 PB 제품을 찾으면서 트리하우스 푸즈의 올 1분기 매출이 11억4,1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치(10억9,3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주가도 5월27일 41달러를 뛰어넘어 올해 최저점에 비해 36% 급등했다. 득달같이 오르는 밥상 물가는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비상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은 물가를 더 자극해 서민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는 나랏돈 퍼붓기를 멈추지 않고 있으니 안타깝다.
<임석훈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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