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홀트는 19세기 말 혁신적인 기계를 만들어내는 데 흥미를 가진 미국의 발명가였다. 그는 1890년 농부들이 말보다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하면서 저렴하게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증기기관을 이용하는 기계를 개발했다. 트랙터가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이다. 1904년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룬다. 판매된 트랙터 바퀴가 진흙에 자주 빠지자 무한궤도 형태의 바퀴를 개발해 뒷바퀴를 바꿨다. 현장 테스트에서 사진작가가 ‘커다란 캐터필러(애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다’고 하면서 캐터필러라는 말이 널리 쓰였다. 세계 최대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는 이렇게 태어났다. 줄여서 ‘CAT’라고 한다.
트랙터의 무한궤도 기술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탱크 등 군용 전차에 적용돼 널리 활용됐다. 1925년 캐터필러의 전신인 ‘홀터매뉴팩처링컴퍼니’는 경쟁사인 C L 베스트트랙터컴퍼니와 합병해 덩치를 키웠다. 이후 사업 다각화로 농기계 제조 회사에서 건설과 광산·석유 개발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기계를 제작하는 중장비 업체로 탈바꿈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건설 붐이 일어나자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시키며 급속히 성장해 다국적 기업이 됐다. 현재 캐터필러는 세계시장의 16%가량을 차지하는 중장비 업체다. 2019년 매출액이 538억 달러로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를 구성하는 30개 회사 중 하나다.
캐터필러가 최근 90여 년 만에 미국 일리노이주의 본사를 텍사스주 어빙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캐터필러 외에도 테슬라·오라클 등 62개 기업이 지난해 텍사스주에 둥지를 틀었다. 감세 정책, 적은 규제, 우수한 인재, 낮은 생활비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기업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텍사스에는 법인세도 없다. 전기 요금은 캘리포니아와 뉴욕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도 규제·노동 개혁과 감세 등으로 기업이 맘껏 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기업의 해외 유출을 막고 외국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 그래야 일자리도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복지의 선순환 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