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선 처방전 없이 낙태약 구매 가능…양국 낙태지원단체 공조

대법원 앞 시위대[로이터=사진제공]
미국 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판례를 폐기하기로 하면서 주(州) 경계는 물론 국경까지 넘는 원정 낙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낙태를 돕는 멕시코 시민단체 '네세시토 아보르타르'('나는 낙태가 필요하다'라는 뜻의 스페인어)에는 미국 여성들의 소셜미디어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 이전에도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낙태가 점차 엄격해지는 추세였다.
텍사스주가 지난해 사실상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데 이어 오클라호마, 플로리다, 오하이오 등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잇따랐다.
반면 텍사스주에서 낙태 금지법이 제정되고 며칠 후 국경을 맞댄 멕시코에서는 낙태 처벌이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멕시코에선 이전에도 수도 멕시코시티 등 일부 주에서 낙태가 허용돼 왔다.
더구나 멕시코에선 임신중절에 쓰이는 약물 중 하나인 미소프로스톨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600페소(약 3만9천원)면 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낙태가 엄격한 주에 거주하는 미국 여성들은 멕시코로 국경을 넘곤 했다.
이번 미 대법원 판결로 낙태 금지 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멕시코 원정에 나서는 여성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네세시토 아보르타르'는 지난 2월부터 매주 10명가량의 미국 여성들에게 낙태약을 제공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 단체는 멕시코 북부 도시 몬테레이에 있는 주택에 여성들이 낙태약을 복용하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낙태약만 국경을 넘기도 한다.
텍사스주에서 낙태 지원 단체를 운영하는 대학생 에이브릴(가명)은 국경에서 멕시코 낙태권 활동가들로부터 미소프로스톨을 건네받아 몰래 들여온다.
그는 멕시코 국경도시 레이노사에서 약을 잔뜩 받아서 비타민으로 위장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채 육로로 국경을 넘는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멕시코 과나후아토주에 있는 낙태권 옹호 단체 '라스 리브레스'는 지난 2∼4월에만 기부받은 낙태약 소포 1천 개를 미국에 보냈다.
미국 내에서도 원정 낙태 여력이 없는 이민자나 유색 인종 여성들을 주로 돕는다.
이 단체의 베로니카 크루스는 로이터에 "더 많은 미국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면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내 약 배포를 돕겠다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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