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튀르키예(터키)의 마르마라해와 지중해를 잇는 다르다넬스해협을 가로질러 ‘차나칼레 대교’가 개통됐다. 전체 길이가 3,563m, 주탑 사이 거리는 2,033m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다. 우리 기업인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완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다르다넬스해협은 서유럽의 갈리폴리 반도와 소아시아 사이에 있는 좁고 긴 해협이다. 길이는 60㎞에 달하지만 폭은 1~6㎞밖에 되지 않는다. 다르다넬스는 그리스 시대 식민 도시였던 다르다누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페르시아 황제 다리우스 2세는 다르다넬스해협에 배다리를 놓고 건너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들어갔다가 유목민에게 패배해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대왕이 페르시아 정복에 본격 나선 것도 이 해협을 건너면서부터다.
이 해협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갈리폴리 전투의 무대였다. 1915년 1월 당시 영국 해군장관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다르다넬스해협을 통과해 이스탄불을 정복하기 위한 작전을 세웠다. 하지만 오스만튀르크 군대의 항전은 처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케말 장군이 이끄는 오스만튀르크 부대는 결사항전에 나섰고 연합군은 25만 명의 사상자를 남긴 채 철수해야 했다. 전쟁은 1918년 말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 전투는 처칠의 평생 치욕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는 튀르키예가 최근 흑해를 통한 곡물 운송 해결사로 나섰다. 튀르키예는 조만간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 등이 참여하는 4자 대표단 회담을 이스탄불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물량은 인구 4억 명이 먹을 수 있는 규모다. 튀르키예의 기대처럼 ‘이스탄불 체제’가 가동되면 다르다넬스해협을 통해 국제 곡물 시장으로 최대 4,000만 톤의 곡물을 운송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파고가 밀려오는 가운데 식재료 가격마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곡물 자급률이 20%가량에 그쳐 더욱 불안한 처지다. 식량 안보 위기에 대비해 해외 식량 생산 및 공급기지 건설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할 때다.
<정민정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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