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이 한 달 안에 아마존의 태블릿PC인 킨들과 킨들파이어를 매장에서 철수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해 9월 월마트도 킨들 판매를 중단했다. 온라인 쇼핑이 가능한 킨들파이어가 오프라인 기반을 잠식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지 드레이퍼 데이턴(1857~1938년)이 설립한 ‘데이턴즈 드라이굿즈 스토어(데이턴백화점)’가 타깃의 모태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사업을 했던 데이턴은 1901년 미니애폴리스에 6층 건물을 세워 ‘굿펠로앤코’라는 백화점을 입점시켰다. 이듬해 백화점 대표가 은퇴하자 지분을 전량 매입해 백화점 이름을 ‘데이턴즈 드라이굿즈’로 바꿨다. 1960년대 들어 데이턴 경영진은 ‘대형 할인’ 개념을 접목한 새 사업을 구상했다. 당시 사업이 잘 되던 데이턴백화점을 그대로 두고 1962년 별도 브랜드인 타깃 1호점을 출범시켰다.
당시 새 콘셉트의 타깃 도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존 가이즈는 월마트 설립자인 샘 월턴의 친구였다고 한다. 1970년대 중반 타깃의 매출이 백화점을 넘어섰고 2000년에는 회사 이름을 아예 ‘타깃’으로 바꿨다. 타깃은 월마트보다는 가격이 다소 높지만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중산층의 월마트’로 불린다. 미국 전역에서 1,9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타깃의 2020년 연간 매출액은 15억 달러에 달했다.
타깃이 당초 올 2분기 영업 이익률을 5.3%로 예측했다가 2%로 낮춰 잡았다. 4월 말 현재 재고 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43%나 폭증한 탓이다. 타깃은 할인 행사를 통해 재고를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과잉 재고 리스크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세계 2,349개 제조업체의 3월 말 재고는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쌓인 재고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경제를 깊은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 위기 태풍이 한국에 상륙했는데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정교하지 못하고 정치권은 권력 싸움에 빠져있다. 경기 침체 터널을 빠져나가려면 각 경제 주체들이 철저하게 무장하고 고통을 분담하면서 체질을 개선해가야 할 것이다.
<정민정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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