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식을 앞두고 명품업체 설립자인 톰 포드와 격한 논쟁을 벌였다. 포드가 한 인터뷰에서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를 위한 옷을 만들어 달라는 제의를 거절했다는 얘기를 꺼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멜라니아는 포드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평생 톰 포드를 좋아한 적이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래도 직성이 안 풀린 듯 “(절친이자 호텔 재벌인) 스티브 윈이 라스베가스 호텔에서 톰 포드 옷을 치워버리겠다고 하더라”는 말까지 전했다. 정작 그 호텔에는 톰 포드 매장이 없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화풀이한 셈이다.
‘톰 포드’는 1961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태어난 톰 포드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브랜드다. 포드는 모델·배우를 거쳐 뉴욕 파슨스스쿨을 졸업한 뒤 디자이너 일을 시작했다. 그의 인생은 1990년 파산 직전이던 구찌의 여성복 디자이너를 맡으며 비상한다. 그는 노쇠한 브랜드 이미지를 세련되게 바꾸며 구찌를 3년 만에 최고 명품으로 탈바꿈시켰다. 1999년 입생 로랑을 인수한 뒤에는 두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직한다. 구찌는 포드를 영입한 후 10년 만에 매출이 13배나 늘었다. 구찌를 부활시킨 포드는 2005년 ‘톰 포드’를 설립한다. 이듬해에는 브랜드 글로벌화를 위해 고급 의류 제냐와 생산 관련 제휴를 맺었다. 2008년 개봉한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수트를 기존 브리오니에서 톰 포드로 바꾼 것은 결정적 성공 계기가 됐다. 남성 수트의 대명사가 된 톰 포드는 향수 ‘블랙 오키드’를 런칭하고 선글라스 등으로 라인을 확대한다. 2010년에는 여성 컬렉션을 선보였다. 포드는 2009년 ‘싱글맨’을 통해 영화감독으로도 데뷔했다.
톰 포드가 원자재 값 급등과 임금 상승 등 인플레이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매각을 추진한다. 당장은 명품 시장이 괜찮지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소비 행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수출 기업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가 시급해 보인다. 기업 역시 위기 돌파를 위해 노사의 고통 분담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김영기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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