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는 인도공과대학교(IIT)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유명 기업에 취직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라야나 무르티는 이 학교를 졸업한 뒤 몇 년 동안 뭄바이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다가 1981년 회사 동료 6명과 함께 인도 푸네에서 회사를 차렸다. 자본금이 250달러에 불과해 돈이 부족했던 그는 집 방 1개를 사무실로 썼다. 이 회사는 콜센터 대행 등 위탁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인도 굴지의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인포시스(Infosys)’로 성장했다. 인도의 실리콘밸리 벵갈루루에 본사를 두고 세계에 27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다. 무르티는 ‘인도의 빌 게이츠’로 불린다.
인포시스는 인도의 IT 업종에서 매출과 주식 시가총액이 타타컨설팅서비스(TCS)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TCS가 인도 최대인 타타그룹의 자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포시스가 인도의 IT 전문 회사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전체 매출의 60%가 미국, 25%가 유럽에서 발생하는 등 해외 매출이 97%를 차지한다. IT 아웃소싱 고객의 대부분은 북미·유럽 등에 있는 포춘 500대의 기업들이다. 1999년 인도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매출액은 20조 원, 세전 순이익은 4조 9,651억 원에 이른다. 특히 인포시스는 2000년대 들어 연평균 40%가량의 고속 성장을 해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향후 10년 동안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인포시스를 설립한 무르티는 “우리(인도)는 로켓을 우주로 보냈고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했지만 교육·의료·주거 등을 해결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블록화와 신냉전이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재편되고 있다. 우리가 ‘차이나 리스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을 인도·동남아·유럽 등으로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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