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미국 정부는 BNP파리바에 89억 7,000만 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금융 제재 대상 국가인 이란·쿠바 등과 외환 거래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BNP파리바가 분기 최대 순손실을 내고 회장이 사퇴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1848년 당시 프랑스에 닥친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파리할인은행(CNEP)과 국립상공업은행(BNCI)이 설립됐다. 1869년에는 프랑스 금융인들이 파리은행을 세우며 금융 산업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프랑스 정부는 국가 재건을 위해 은행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1946년 BNCI·CNEP·크레디리요네·소시에테제네랄 등 4개의 은행이 국유화됐다.
이후 1966년 BNCI와 CNEP의 합병으로 파리국립은행(BNP)이 탄생했으며 1993년 민영화됐다. 파리바의 모태는 1872년 파리은행과 네덜란드 저축신용은행(BCDP)이 합병한 ‘파리와 네덜란드 은행’이다. 1988년 자크 시라크 내각에 의해 민영화됐고 1998년에 회사명이 ‘파리바(Paribas)’로 바뀌었다. 2000년 BNP와 파리바가 합병해 프랑스 최대 금융 그룹 BNP파리바가 탄생했다. 지금은 글로벌 톱 10위권에 드는 거대 금융 그룹으로 성장했다.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BNP파리바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도 공격적인 M&A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6년 이탈리아 6위 은행인 BNL을 사들였고 2009년에는 벨기에 정부와 포티스은행에 대한 지분 협상을 벌여 BNP파리바포티스를 설립했다.
BNP파리바의 애널리스트가 최근 “달러화 초강세로 휘청거리는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한층 더 심각한 자금 유출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16일까지 4주 연속 아시아 증시(중국 제외)에서 자금을 빼내 4억 2,300만 달러를 회수해 갔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면 국내 자산·금융 시장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비상 플랜을 세워 ‘영끌’ 가계와 한계 기업의 연쇄 부도 위험을 막고, 정치권은 집안싸움을 멈추고 위기 극복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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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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