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외교정책 자국에 유리하게 조종하려 합법·불법 활동”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국에 유리한 미국의 외교정책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 정치에 개입하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에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보도했다.
WP는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중동 석유 부국이자 미국의 우방인 UAE가 미국 정치에 관여하기 위해 벌여온 합법적, 불법적 활동들에 대한 보고서를 최근 수 주간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정보기관이 러시아, 중국, 이란 같은 적대국이 아닌 우방국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특히 외국 위협에 관한 임무를 수행하는 관리들의 활동을 면밀히 조사한 점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접한 3명의 소식통은 보고서에 담긴 UAE 활동에는 미국 외교정책을 자국에 유리하게 조종하기 위한 합법적, 불법적 시도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UAE가 기부금에 대한 의존, 강력한 로비 기업에 대한 취약성, 외국 정부의 간섭을 막기 위한 정보공개법의 느슨한 집행 같은 미국 정부 체계의 취약성을 이용해 다양한 정치 관여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인구 900만의 UAE는 아부다비, 두바이 등을 포함한 이슬람 연합 왕국으로 미국의 대표적 우방국 중 하나다. 자국 내에 미 공군기지가 있어 미군 5천 명이 주둔하고 있고, 2012년 이후 미국의 3번째 무기 수입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강력한 자체 군사력을 구축해 왔다.
특히 최근 수년간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수출을 꺼려온 MQ-9 드론과 첨단 F-35 전투기 등 첨단 군사 장비를 UAE에 판매하기로 하는 등 양국 간 협력이 더욱 강화돼 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UAE는 2016년 이후 로비스트에게 1억5천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며, 미국 대학과 싱크탱크에 수억 달러를 기부해 자국에 유리한 정책문서 등을 내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로비스트가 정치운동에 돈을 기부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보고서를 읽은 한 의회 의원은 "이 보고서는 미국 민주주의가 외국 돈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이것이 경종이 돼야 한다"며 "UAE가 미국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명확한 금지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IC와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 대한 논평 요구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유수프 알 오타이바 미국 주재 UAE 대사는 보고서에 대한 질문에 "미국에서 UAE가 영향력과 좋은 평판을 얻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우호 관계는 수십 년간의 긴밀한 협력과 효과적인 외교의 산물"이라며 "여기에는 공동의 이익과 공유하고 있는 가치가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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