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6월 고등 군사교육기관 졸업생들과의 화상 면담에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사르마트의 시험 발사가 이뤄졌다”면서 실전 배치 계획을 밝혔다. 그는 2018년 3월 크렘린궁 국정 연설에서도 사르마트 ICBM의 존재와 실전 배치를 발표했으나 4년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사르마트는 러시아가 지상 발사 핵전력의 근간인 ‘보예보다’를 대체할 신형 ICBM이다. 2009년 개발에 착수해 2016년 외형이 공개됐고 2017년 12월 첫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 사르마트라는 명칭은 기원전 6~4세기 때 융성했던 페르시아계 유목 민족의 이름에서 따왔다. 최대사거리 1만8,000㎞인 사르마트는 미국의 기존 미사일방어(MD) 체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사르마트에 장착된 신형 극초음속 탄두가 자체 경로를 따라 낮은 고도로 빨리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모든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한 시간 내에 지구상의 어느 목표라도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이 러시아 측 주장이다. 최대 15개의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사르마트는 파괴력도 엄청나다. 한 기만으로 프랑스 전역 또는 미국 텍사스를 완전히 파괴할 정도인데 이는 태평양전쟁 때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2,000배에 달하는 위력이다.
푸틴 대통령이 21일 국방부 회의에서 “러시아는 핵전력의 전투태세를 지속해서 향상시킬 것”이라며 사르마트의 실전 배치를 또다시 예고했다. 우크라이나를 가볍게 보고 침공했다가 패색이 짙어지자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에 미국식 선제 타격 전략까지 들먹이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온갖 협박에도 끄떡없다. 오히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한 185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북한과 중국·러시아 등 막가파 군사 강국에 둘러싸인 우리도 미국과의 동맹을 더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우리의 자력으로 그 어떤 외부 도발도 막아낼 수 있도록 방어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문성진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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