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오토라는 남자’(A Man Called Otto) ★★★ (5개 만점)
▶ 급진적으로 현대화하는 사회 속 인간관계 상실·척박한 환경에도 인연과 가족과 같은 집단을 형성
교훈적인 인간 조건 이야기 다뤄

심술첨지 오토는 생명력 넘치는 이웃 마리솔(왼쪽)로 인해 인간 변화를 이룬다.
탐 행스가 불만투성이의 심술첨지로 나와 오만 인상을 쓰면서 호연을 하는 이 코미디 드라마는 2015년 작 스웨덴의 동명영화(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의 리메이크로 단점이 더러 있긴 하지만 편안하게 보고 즐길만한 영화다. 실상 마음은 착하나 겉은 무뚝뚝한 사람인 오토 역은 행스에겐 몸에 딱 맞는 옷과도 같은 역으로 그이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작품이다.
감상적이요 우수가 깃들어 있으면서 아울러 깡마른 유머를 갖춘 상냥하고 따스한 영화로 교훈적이기도 한데 흐름이 들쭉날쭉하고 플롯이 아귀가 잘 안 맞으며 처음부터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는 것 등이 영화를 평범한 것 이상으로 올려놓지 못하고 있다.
급진적으로 현대화하는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의 상실과 이런 척박한 사회 환경 안에서도 사람들끼리 인연과 관계를 맺으면서 가족과 같은 집단의 형성을 이룰 수 있다는 다분히 교훈적인 인간 조건의 이야기다. 이와 함께 세상 살 맛 안 나는 사람의 자기 구원과 변화의 코믹한 드라마로 인간의 내면에 잠복해 있는 궁극적 선을 보고 찾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피츠버그 교외의 게이티드 주택 단지에 사는 오토는 6개월 전에 상처하고 직장에서도 퇴직 당한 뒤 혼자 고독하게 사는 남자. 영화 처음에 오토가 대형 철물점에서 밧줄을 사는데 이 것으로 그는 집에서 목을 매고 자살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안 된다. 이런 처지이니 오토에게 세상이 즐거울 리가 없는데 그래서 그는 동네 사람들의 규칙을 안 지키는 것을 보면 못 참고 야단을 친다.
가진 것이 시간 밖에 없어 동네를 순찰 하면서 자기 집 잔디에 오줌을 누는 개 주인에게 야단을 치고 분류를 제대로 안 한 쓰레기에 대해 투덜대고 주차 지역 아닌 곳에 주차한 배달차 운전사에게 역정을 낸다. 자기에게 인사하는 주민에게 오히려 투덜대는 오토에겐 이렇게 불만을 터뜨리고 역정을 내는 것이 거의 삶의 낙일 지경이다.
이런 오토에게 도전하면서 싫다고 하는데도 그를 아집과 고독의 울타리 안에서 밖으로 끌어내는 사람이 오토 집 건너편에 새로 이사 온 멕시칸 일가족. 어린 두 딸을 둔 타미(마누엘 가르시아-룰포)와 그의 만삭의 아내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뇨)이 그들인데 이중에서도 특히 마리솔이 오토를 끈질기게 방문한다. 상냥하고 명랑하며 활기와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쳐흐르는 마리솔은 오토가 원치도 않는데도 멕시칸 음식을 만들어 오토를 방문해 먹어보라고 준다.
마리솔은 오토가 자기를 귀찮아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리 쉽게 자기 뜻을 굽히는 여자가 아니다. 사다리를 빌려 달라, 저녁에 남편과 둘이 데이트하게 두 딸을 돌봐 달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오토로부터 운전까지 배운다. 마리솔은 겉으로 보기엔 어수선하게 보이는 평범한 가정주부이지만 총명하고 생명력 강한 여자다. 마리솔이 이렇게 반 강제적으로 오토를 집 밖으로 끌어내면서 오토는 불만투성이의 심술첨지에서 남을 도와주는 선한 사람으로 변화하고 그와 마리솔 사이에 짙은 인연이 맺어진다. 그러니까 마리솔은 오토의 구원의 천사이다.
행스와 함께 볼만한 것이 트레비뇨의 연기다. 야단스러우면서도 과장되지 않게 활력이 넘치는 연기를 하는데 그와 행스와의 연기 호흡이 절묘하다. 마크 포스터 감독. 관람 등급 PG-13. Columbia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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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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